(동양일보) 외국인 선수 마이클 산체스가 빠진 대한항공이 '거함' OK저축은행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대한항공은 2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프로배구 남자부 V리그 홈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OK저축은행과 풀세트 접전 끝에 3-2(26-28 25-21 25-23 23-25 15-11)로 승리했다.

1, 2위 팀 간 대결에서 승리한 대한항공(승점 24)은 OK저축은행(승점 25)과 나란히 8승 4패를 맞췄으나 승점에서 1점 밀려 2위 자리를 유지했다.
OK저축은행은 세계 최정상급의 공격수 로버트랜디 시몬을 보유하고도 주포 산체스가 빠진 대한항공을 넘지 못하고 충격의 3연패에 빠졌다.

산체스는 지난 22일 연습 도중 오른쪽 손등 골절을 당했다. 최대 8주 진단을 받았고, 접합수술까지 받았다.

대한항공은 이튿날 삼성화재전에서 산체스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0-3으로 완패했다.

산체스가 있어도 힘에 부치는 OK저축은행을 산체스 없이 만나야 하는 상황이었다. 대한한공에는 승산이 보이지 않는 경기였으나 신영수가 산체스의 몫 이상을 해냈다.

신영수는 이날 결정적인 고비마다 시원한 대각 스파이크로 상대 코트를 가르며 25점에 공격 성공률 56.09%를 찍고 펄펄 날았다. 김학민도 21점을 거들며 승리를 쌍끌이했다.

반면 OK저축은행은 세터 이민규의 토스워크가 불안정한데다 서브 리시브와 조직력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자멸했다.

시몬은 24점을 올렸으나 공격 성공률은 43.33%로 올 시즌 평균 공격성공률 57.76%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OK저축은행의 일방적인 경기가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1세트부터 접전이 펼쳐졌다.

경기 전 "김학민은 오늘 쉰다. 결정적인 순간에만 투입한다"고 예고했던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은 승산이 엿보이자 19-22에서 김학민 카드를 일찍 꺼내 들었다.

정지석의 시간차 공격 득점에 이어 김학민이 퀵오픈 공격으로 포인트를 올리자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첫 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아쉽게 내준 대한항공은 김학민이 본격적으로 가세한 2세트에서 21-13까지 점수 차를 벌린 끝에 여유 있게 세트를 따내고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OK저축은행은 13-20까지 뒤지자 일찌감치 시몬을 벤치에 앉히고 3세트를 대비했다.

대한항공은 3세트에서도 끈끈한 수비에다 센터 김형우가 가로막기를 연거푸 3개나 올리는 활약 속에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21-20에서는 대한항공 수비진을 맞고 네트를 넘어온 공을 OK저축은행 선수들이 아웃되는 줄 알고 지켜보다가 라인 안에 공이 떨어지는 장면까지 나왔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김학민과 신영수의 강스파이크로 24-21, 세트 포인트에 먼저 도달한 대한항공은 24-23까지 쫓겼으나 신영수의 퀵오픈 공격으로 내리 두 세트를 가져갔다.

4세트에서도 물고 물리는 접전이 이어졌다. 대한항공은 숨막히는 추격전을 이어갔으나 '해결사'로 나선 시몬을 막지 못해 승부는 최종 5세트로 이어졌다.

5세트의 영웅은 김학민이었다. 김학민은 6-6에서 연거푸 공격 득점을 올리며 승기를 안겼다.

주도권을 틀어쥔 대한항공은 OK저축은행을 6점에 멈춰 세우고 김형우의 속공과 곽승석의 공격 득점으로 11-6까지 달아나며 승리를 확신했다.

앞서 같은 곳에서 펼쳐진 여자부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한국도로공사를 세트 스코어 3-0(25-13 25-17 25-21)으로 완파했다.

이 승리로 승점 3을 추가한 흥국생명(7승3패·승점 18)은 기존 2위였던 IBK기업은행(승점 16)을 3위로 끌어내리고 2위로 도약했다.

흥국생명은 2연승의 신바람을 냈지만, 도로공사의 박종익 감독대행은 2연승 뒤 첫 패배를 당했다.

흥국생명 주전 세터 조송화의 절묘한 토스워크가 빛난 경기였다.

조송화는 속공, 이동공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상대 블로킹을 따돌린 것은 물론 외국인 선수 테일러 심슨(20점)과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완승을 이끌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