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의석 증가…대대적 ‘환영’
충북 남부3군·괴산군 정치권.주민 “조정 반대”

▲ 여야가 23일 합의한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안과 관련 , 충북 남부3군 새누리당 소속 지방의원들이 이날 오후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농어촌의 문화와 역사 등을 무시한 선거구 획정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양일보 특별취재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23일 20대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기준에 합의한 것과 관련, 충청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반응이 크게 엇갈렸다.

대전과 충남은 선거구가 각각 1석씩 늘어나 7석과 11석으로 역대 최고의 의석수를 확보하게 됨에 따라 지역 정치권은 물론 주민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반면 충북 남부3군(보은·옥천·영동)과 괴산군은 독립선거구 유지·편입을 놓고 반발이 거세다.

새누리당 대전시당은 23일 논평을 내고 “선거구 획정기준 여야 합의를 충청민과 더불어 환영한다”며 “대전, 충남 의석수 증가는 표의 등가성을 확인받아 자존심을 회복한 것으로 ‘충청대망론’ 실현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도 이날 논평에서 “대전·충남 선거구 증설 합의에 따라 충청인의 자존심이 상당히 회복됐다”고 밝혔다.

더민주당은 "합의가 늦춰진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지만 충청권은 대전과 충남이 각각 1석씩 늘어나 그간 영호남에 비해 과소평가됐던 충청민 표의 등가성을 상당 수준 회복했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선거구증설 대전 범시민협의회도 “대전 유성 선거구가 증설된 것은 지역발전을 위해 매우 의미 있는 일로 평가하며 환영한다”며 “이번 선거구 증설은 그동안 다른 지역에 비해 차별받아온 헌법적 가치의 회복과 지역발전을 향한 시민의 열망으로 이룬 소중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이명수(아산) 의원은 “충청권은 호남권보다 인구수 기준으로 11만6506명이 많음에도 국회의원 의석수가 5석이나 부족했다”며 “충남에서는 아산시가 천안시와 함께 선거구가 1석씩 늘어나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이정원(천안시을) 예비후보는 “이번 증설은 헌법가치를 준수한 것으로 늦게나마 해결돼 다행”이라며 “이번 천안과 아산지역 선거구 증설로 중앙에서의 정치적 입지가 향상돼 양 도시의 발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북 남부3군(보은·옥천·영동) 새누리당 소속 지방의원들은 “농어촌의 문화와 역사 등을 무시한 선거구 획정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날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구수만을 고려한 선거구 획정은 농어촌 지역의 주권을 경시하고 대표성을 훼손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역사·문화적 배경과 자연·환경적 조건 등이 고려되지 않은 선거구 획정은 한국의 근간을 지키지 않겠다는 선언”이라며 “지역의 대표성을 유지할 수 있는 현명하고 올바른 결과를 내 놓으라”고 촉구했다.

남부 3군의 편입을 반대해왔던 괴산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박연섭 괴산군의회 의장은 “괴산과 남부 3군은 지리적·문화적·경제적으로 전혀 다른 지역”이라며 “괴산 사회단체와 협의해 예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군민의 힘을 모아나가겠다”고 밝혔다.

괴산군의회와 사회단체협의회는 최근 남부3군의로의 편입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잇따라 발표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여왔다.

선거구 획정 기준인 역사적 배경이나 지리적 여건, 교통, 문화, 경제, 주민 정서 등 모든 면에서 통합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김해영 괴산군의원은 “주민들이 원치 않은 방향으로 선거구가 획정된다면 국회의원 선거는 물론 향후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 등을 보이콧하자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균형발전 지방분권 충북본부는 “정치권과 선거구획정위원회는 현재 논란과 반발이 일고 있는 보은·옥천·영동 등 남부3군의 선거구를 획정하는데 있어서 해당지역 주민들을 비롯한 충북도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반영해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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