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 시즌1보다 현실감 덜고 극적 재미 강화

범죄는 계속되고, 수사도 계속된다.

아줌마 형사를 내세운 '미세스캅'이 얼굴을 바꿔 돌아왔다.

시즌1에서 강력1팀을 이끌었던 최영진(김희애 분)은 영국으로 떠났고, 대신 미국물을 먹은 고윤정(김성령)이 바통을 넘겨받았다.

지난 주말 2회까지 공개한 시즌2는 좀 더 자극적인 맛이 강하다. 여주인공은 더 화려해졌고, 그와 궁극적인 대결을 펼칠 악마는 손망치를 든 채 등장했다.

전국 시청률 15%(닐슨코리아)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던 시즌1, 그 후광과 부담을 동시에 물려받은 시즌2를 비교하는 재미를 놓칠 수 없다.

 

◇ 운동화 신은 최영진 vs 하이힐 신은 고윤정

타이틀롤 최영진과 고윤정 차이는 운동화와 하이힐에서 가장 극명히 드러난다.

최영진은 늘 운동화를 신은 채 달리고 또 달렸다. 고윤정은 보기만 해도 아찔한 하이힐로 버틴다.

최영진은 화장기 없는 맨얼굴과 질끈 묶은 머리, 무채색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등장했다. 반면 고윤정은 턱선을 벨 듯이 날카롭게 쳐낸 붉은색 단발에 진한 눈화장, 검정 매니큐어로 장식했다.

이에 대해 김성령은 지난 4일 제작발표회에서 "여형사는 매니시하고 거칠다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려고 했다"면서 "시청자가 '여형사가 왜 저렇지' 라고 생각하면서 오히려 더 빠져들게 될 거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외양에서 엿볼 수 있는 캐릭터 성격도 다르다. 최영진이 다부지고 담백한 카리스마로 팀을 이끈다면, 고윤정은 독기 가득한 카리스마로 '훅' 치고 들어온다.

물론 두 여주인공의 공통점도 있다. 레이더 망에 들어온 범인은 절대 놓치지 않는 근성과 집념은 '시그널'의 이재한도 저리가라다.

각각 어린 딸과 아들에게 '빵점' 엄마라는 점도 둘의 공통점이다.

시즌1은 수사극으로서는 호평받았지만, 애초 기획한 워킹맘의 딜레마를 다루는 데는 갈수록 소홀해졌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야망 가득한 부장검사 남편과의 갈등이 비중있게 다뤄지는 시즌2에서는 이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낼 지도 주목된다.

 

◇ "세상에 이런 형사가 있다면"…극적 재미 강화한 시즌2

시즌1은 남자 형사보다 체력은 좀 떨어져도,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직진'하는 저돌성과 범죄 피해자를 자기 식구처럼 생각하는 따뜻함을 가진 아줌마 형사가 주도하는 수사극이었기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

범상치 않은 고윤정 캐릭터에서 드러나듯이 시즌2는 극적 재미를 강화했다.

제작진은 현실감은 좀 덜더라도, 독기 가득한 '미친 아줌마'가 시원하게 악을 응징하는 판타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시즌1과 2를 연이어 연출한 유인식 PD는 "시즌1이 어디엔가 있을 법한 형사의 수사극이었다면 시즌2에서는 '세상에 만약 이런 형사가 있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점을 부각했다"고 밝혔다.

강력1팀 구성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베테랑 형사들이 최영진을 든든하게 지원했던 시즌1과 달리, 시즌2는 오승일(임슬옹)과 신여옥(손담비), 배대훈(이준혁) 등 오합지졸이 좌충우돌 끝에 '강력'팀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줄 예정이다.

시즌1과 시즌2의 유일한 연결고리인 박종호(김민종) 캐릭터도 변화를 꾀했다.

그는 시즌1에서는 최영진의 든든한 조력자였지만, 형사과장으로 진급한 시즌2에서는 '낙하산' 고윤정을 사갈시하다가, 점점 신뢰하게 된다.

드라마의 또다른 한 축을 구성하는 악역 비교도 빼놓을 수 없다.

시즌1에서는 KL그룹 회장 강태유(손병호)와 강재원 부자가 살인을 비롯해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질러 시청자 공분을 샀다. 이들이 퇴장한 자리에는 사채업의 큰 손, EL 캐피탈 대표이사 이로준(김범)이 등장했다.

김범의 악역 도전은 처음이다.

영화 '베테랑' 조태오와 SBS TV '리멤버- 아들의 전쟁' 남규만 등 사이코패스 재벌 캐릭터가 차고 넘치는 상황에서 김범이 어떤 연기를 보여주는지가 드라마 흥행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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