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상 북한인권기록보존소장…인터뷰·현지조사 결과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가 하루 17시간의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데도 월급은 고작 50∼100달러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지에 이탈 근로자를 위한 불법 구금시설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인권 문제가 심각한 만큼 국제인권단체들과 현지 인권단체 간의 공조가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윤여상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소장은 31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반도선진화재단 주최 세미나에서 "북한 해외 근로자들은 매일 오전 6시부터 밤 11시까지 무려 17시간 고된 노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의 휴일은 월 1회이지만 이마저도 모든 노동자가 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 노동자는 쉬는 날 없이 한 달이든 두 달이든 국가명절이 올 때까지 내내 일해야 했다고 증언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북한 근로자들의) 거주 시설도 열악하다"며 "가장 열악한 거주지는 러시아 벌목공의 숙소인데, 작업장 인근의 냉난방도 안 되는 숙소에서 8∼10명이 함께 거주하는 비인간적인 생활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런 중노동과 악조건을 견딘 끝에 이들이 손에 쥐게 되는 월수입은 50∼100달러에 불과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원래 받는 돈은 약 500달러이지만, 북한 당국이 이 가운데 70%를 챙기고 숙박료와 식비 명목으로 10∼20%를 추가로 떼어가기 때문이다.

윤 소장은 "중국과 러시아, 중동, 몽골 등 40여 개국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는 약 5만∼6만명, 최대 10만여 명으로 추산되며, 북한 당국은 이들을 통해 최소 연간 2억∼3억 달러(한화 약 2300억∼3440억원)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북한 근로자들이 부업을 위해 또는 내부통제를 견디지 못해 이탈하기도 한다"며 "현지에 (이탈자들을 위한) 북한 보위부에 의해 운영되는 자체적인 구금시설도 존재한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앞서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속해 있는 북한인권정보센터는 국내에 입국한 해외 근로자 출신 탈북자 20명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증언을 모았으며, 폴란드와 몽골에서도 각 2차례씩 현지실태조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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