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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그날의 숨결<임경자>
특별기고-그날의 숨결<임경자>
  • 동양일보
  • 승인 2016.04.11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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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자(수필가)
▲ 임경자(수필가)

3.15 부정선거로 얼룩진 56년 후 '2016.3.15일 오후 2시 청주공업고등학교에서 4.19학생혁명 기념비 제막식’이 있다기에 갔다. 기념식장에는 4,19학생혁명에 앞장섰던 분들과 그 일과 관련된 분들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도 참석했다. 기념탑에는 이런 글이 있다.
 '해마다 4월이 오면 접동새 울음 속에 그들의 피 묻은 혼의 하소연이 들릴 것이요. 해마다 4월이 오면 봄을 선구하는 진달래처럼 민족의 꽃들은 사람들의 가슴마다에 되살아 피어나리라.' 자유, 민주, 정의를 부르짖던 그날의 절규에 찬 글을 읽으니 켜켜이 쌓인 진한 아픔에 가슴이 찡하고 눈물이 핑 돈다. 이 글을 읽고 나니 순간 옛 기억들이 스멀스멀 떠올랐다.
4.19학생의거 때 남편은 청주공고 3학년에 재학 중으로 시위에 가담했던 산증인이다. 4.19학생의거에 대해 궁금해 하는 내게 그 당시의 일을 생생하게 들려주었다.
"그 원인은 제 4대 정 부통령을 선출하기 위해 실시된 이승만 정권의 독재와 3.15부정선거로 시위가 일어난 거다. 3.15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가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이 마산이야. 이를 알게 된 청주공고 1,2학년들이 4월 13일에 처음으로 시위를 했어. 청주역 광장에 약 200 여 명이 집결하여 시위를 하던 중 경찰의 강력한 저지로 더 이상 규탄대회를 할 수가 없었지. 또 4월 16일에는 공고 2학년학생들 약 300 여 명이 청주역전을 지나 북문로로 가다가 경찰의 강력한 저지로 바로 해산했어. 그때 아마 몇 십 명의 학생들이 경찰에 의해 연행되었지. 4월 18일에는 우리학교 3학년이 선두가 되어 전교생과 상업고등학교 학생 약 2000 여 명이 모여 시위를 했어. 4.19일에는 전국의 학생들이 데모를 할 때 경찰들이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해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게 되었지. 이때 대학생과 교수들뿐만 아니라 전 국민들이 분개해서 데모에 가담하게 된 거야. 우리학교는 4월 13일, 16일 ,18일 이렇게 3회에 걸쳐 시위를 했어. 그래서 마산, 부산에 이어 청주시가 4.19 학생혁명의 3대 발원지라고 할 수 있지. 결국 부정부패를 일삼던 이승만 정권은 4월 26일에 대통령이 하야함으로써 독재정권은 무너진 거야." 이야기를 듣는 순간 무지하고 어처구니없이 행한 3.15부정선거가 얼마나 무모했는가 한심한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정치사와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뒤떨어진 참담하고 암울했던 시대다. 그날의 숨결을 느끼는 듯 이야기를 할 때마다 열변을 토하는 남편의 모습이 민주투사처럼 위대한 인물로 보였다. 아마도 4.19학생혁명 후 민주주의 방식으로 선거를 하여 시아버님께서 시의원에 당선 되셨기에 그 당시의 일을 더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유구한 세월 속에 세계적으로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성공한 4.19학생혁명이다. 그때의 꽃다운 학생들의 희생으로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게 했으니 결코 그들의 헛된 부르짖음이 아님을 알았다. 이것은 온 국민들이 동참한 민주주의 구현을 위해 시작 된 위대한 역사다. 역사적 사실은 지운다고 해서 지워지지 않기에 진실하고 객관적으로 평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요즘 사회현상을 보면 '나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으로 법질서를 위반하거나 민주주의 기본질서를 파괴하는 일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너 나 할 것 없이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고 참된 마음으로 민주주의 꽃을 피워내야 한다. 그래서 민족의 꽃이 된 그들 앞에 부끄럽지 않게 미래지향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일에 힘을 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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