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한 시간들이 밀려와서 부서지고 부서진다.

바다가 우는 것이라고 보면 우는 것이고

아득하다고 하면 하늘 끝은 아득하기만 할 뿐이다.

억새풀아, 억새풀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바다의 무엇이 그리운 것이냐.

밀물로 와서 주는 말

썰물로 가면서 남기는 말

모래톱은 씻기우면서 살 부비면서 쌓이고

지나가면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한순간을 보일 뿐인 서해낙일西海落日

타는 숯덩이 같은 해를 바다가 삼킬 때

세상의 적막이 다시 끓어오르는

외로움의 끝, 끝에서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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