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유기흥

불허

 

유기흥

 

라면을 먹다가 손을 데었다.

울고 싶었다.

하지만 어른이라는 생각에 울지 않았다.

어른도 울고 싶은 때가 있는데

울지 않아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닌데

아픔을 이야기 하려면 울어야 하는데

차창 밖 풍경처럼 잊히고 지내는 것이 많다.

아픔도 잊고, 슬픔도 잊고, 사랑도 잊고,

어른이 우는 그것이 이상하게 보이는

그런 것들이 오늘은 싫다.

 

△시집 ‘입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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