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승부조작 연루 2명…이번엔 7명으로 늘고, 구단 은폐까지

KBO리그를 흔들 초대형 사건이 터졌다.

사상 최초 800만 관중 돌파에 성공하며 단꿈에 젖었던 한국프로야구(KBO리그)가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7일 "승부조작에 관여한 전·현직 프로야구 투수 7명, 브로커 2명 등 19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검거하고 승부조작을 한 선수가 범행을 시인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해당 선수를 신생 구단에 특별 지명을 받게 하여 10억원을 편취한 구단 관계자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로 검거하는 등 총 21명 검거, 브로커 1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KBO리그를 뒤흔든 2012년 승부조작 때는 현역 선수 2명만 처벌을 받았다.

이번 사건은 규모 면에서 4년 전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더 놀라운 건 구단의 은폐다. 그리고 구단의 은폐로 다른 구단까지 피해를 봤다.

NC 다이노스는 소속 선수가 2014년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을 파악하고도 KBO에 이를 알리지 않았다.

'정의, 명예, 존중'을 외치며 KBO리그에 뛰어든 NC는 전혀 정의롭지 않은 방법을 택했다.

그리고 다른 구단의 명예를 훼손했다. 상대 구단은 물론, KBO리그를 존중하지 않았다.

NC가 2013년 우선지명으로 영입한 이성민은 2014년 승부조작에 가담했고, 구단은 이를 파악했다.

신생팀 케이티 위즈는 2014년 11월 이성민을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 선수로 택했다.

케이티는 NC에 10억원을 주고 이성민을 영입했다.

경찰은 이를 '사기 행위'로 봤다.

KBO리그로 시야를 좁히면, 9번째 구단이 10번째 구단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꼴이다.

이성민은 이후 트레이드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그리고 롯데 선수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NC가 사건을 은폐하면서, 막내 구단 NC와 KBO리그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팀 중 하나인 롯데마저 상처를 입었다.

KBO리그는 2012년 봄 승부조작 사건으로 홍역을 앓았다.

당시 LG 트윈스 소속이던 투수 박현준과 김성현의 승부조작 혐의가 드러나 둘 다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KBO는 박현준과 김성현에게 영구 실격 처분을 내리며 야구판에서 몰아냈다.

이후 승부조작 근절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손잡고 공정센터를 운영하며 5개 구장에서 진행하는 전 경기를 모니터링하겠다고 했고, 전직 경찰 출신으로 구성한 '암행관찰관'을 파견해 승부조작을 감시에 나섰다.

지난 5월에는 법무부와 '배려, 법질서 실천 운동과 클린 베이스볼 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승부조작의 뿌리를 뽑기는커녕, 사건이 더 확대됐다.

사실 KBO리그는 승부조작을 '개인의 일탈'로 축소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개인의 일탈을 막고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할 구단이 사건을 은폐하는 데 급급했다.

NC의 은폐 사실이 확인되면서 승부조작은 구단과 리그 전체가 책임져야 할 문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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