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현 ‘달의 연인’서 고려 3대 황제 정종 열연 호평

“데뷔 후 첫 악역 부담됐지만 연기 잘 봐주셔서 만족

어머니한테 버림받고 죽어가는 장면 가장 기억 남아”

 

(연합뉴스)“후련하기도 아쉽기도 한데 개인적으로 제 캐릭터가 안쓰러워서 짠했던 것 같아요.”

배우 홍종현(26)을 오전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홍종현은 얼마 전 막을 내린 SBS 사극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 광기 어린 고려 3대 황제 정종(왕요)을 연기하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는 “개인적으로 악역을 처음 하는 거고 도전이어서 잘할 수 있을까 고민도 하고 열심히도 했다”며 “생각한 대로 나쁘게 잘 봐주셔서 개인적으로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그런 쾌감이 있더라고요. 악역 연기를 했는데 상대 배우 팬들이 욕을 할 때 묘한 쾌감이 느껴졌어요. 변태 같은 이상한 감정이 아니구요.(웃음) 홍종현을 욕하면 기분 나쁠 건데 왕요 욕을 하는데 기분이 좋았어요. 악역을 했는데 욕 안 먹으면 더 속상하지 않을까요”

홍종현은 정말 이번 연기에 혼신의 힘을 쏟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보통 악역을 맡은 뒤 반감이 너무 크지 않을까 걱정하는 배우들이 많지만, 홍종현에게서 그런 걱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극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장면으로는 왕요가 황위에 올라 형제들에게 살상을 저지른 뒤 꽹과리를 치고 불경을 외며 광기를 발산하는 장면과 왕요가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절망 속에 비통하게 죽어가는 장면을 꼽았다.

“왕요는 악한 부분이 있지만 안타까운 부분도 있죠. 저는 왕요보다 어머니 유씨가 더한 절대 악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환경에서 다르게 자랐으면 왕요가 그렇게 됐을까 싶어요. 왕요가 정말 스스로 황제가 되고 싶었다면 그렇게 야비하게 행동하지 않았을 거 같아요.

극 중 왕요는 아들을 황제로 만들기 위해 온갖 악행을 일삼는 친어머니 황후 유씨(박지영 분)의 꼭두각시로 살아가다 결국 황위를 차지하지만 즉위한 지 4년 만에 죽음을 맞는다.

홍종현은 정치적 암투 속에서 이복형인 2대 혜종 왕무(김산호)를 죽게 하고 권력을 잡은 뒤 이복동생인 10황자 왕은(백현)을 직접 살해하는 등 야수성을 드러낸다.

홍종현은 후반부 왕요의 섬뜩한 모습을 연기하느라 체중 감량까지 했다고 전했다. 원래 73kg이던 몸무게가 67kg로 7kg이나 빠졌다는 것.

“죽음으로 가기까지 힘들어 하는 것 때문에 살을 조금 빼볼까 하는 생각은 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빠졌어요. 먹는 건 잘 챙겨 먹었는데 운동도 못 하고 생활도 불규칙하게 하다 보니까 저절로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아요.”

홍종현은 “제가 지금껏 한 작품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얘기해주신 분들이 많았다”면서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신장 182㎝에 훤칠한 외모의 홍종현은 18살 때인 2007년 모델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듬해 영화 ‘쌍화점’을 통해 배우로 데뷔했다.

2009년 MBC ‘맨땅에 헤딩’을 시작으로 KBS ‘정글피쉬2’(2010), SBS ‘무사 백동수’(2011), KBS ‘전우치’(2012), MBC ‘마마’(2014) 등의 TV 드라마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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