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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그녀들을 만나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그녀들을 만나다
  • 조아라 기자
  • 승인 2016.11.16 2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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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열 번째 개인전
▲ 이은정 작 '전주이씨 임영대군 16대 종부 김해김씨'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엄마, 딸, 며느리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삶을 내어 놓고 희미하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그녀들을 만난다.

이은정씨가 17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청주 동부창고34갤러리에서 열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여성의 기록-변하고 변화되는’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서 10호에서 300호에 이르는 작품 13점을 선보인다. 2001년부터 줄곧 여성의 인물 초상에 천착해 온 이씨의 오롯한 고집을 엿볼 수 있는 자리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종갓집의 맏며느리인 종부와 여성 활동가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을 내놓았다. 전주이씨 임영대군 16대 종부 김해김씨 등 충주와 보은에 거주하고 있는 실제 종부들의 모습이 선보인다. 작가는 종부들을 그리기 위해 직접 찾아가 인터뷰를 하고 사진 촬영을 하는 등 상당한 품을 들였다. 인물과 충분히 교감한 뒤 완성된 그림에서는 삶의 희로애락과 생생한 숨결이 깃들여 있다.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의 초상도 만나볼 수 있다. 견고한 유리천장을 깨고 세상의 편견에 맞서 싸워 온 여성 활동가에 대한 기록을 통해 오늘날 여성 문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이씨는 “사회 변화를 요구하던 활동가와 전통을 고수하려는 종가 문화 사이에서 생겨나는 틈의 기록”이라며 “가계 속에 속할 수밖에 없는 여인과 시회의 변화를 만들어 보려던 여인의 모습을 통해 사회에서 강요받아졌던 그녀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역사 속에서 그녀들의 위치처럼, 그림 속 그녀들은 흐릿하다. 젖은 한지 위에 그림을 그리고 다시 바짝 말린 뒤 다시 적셔 젖은 상태에서 그리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렇게 완성된 흐린 그림은 가까운 곳에서 보다는 오히려 멀리 갈수록 그 윤곽이 뚜렷이 드러난다.

이전과 달리 이번 전시에서는 종가 고택, 포도, 반려동물 등의 모습도 보인다. 작가는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 아래 다산을 강요받으며 보이지 않는 폭력을 당하던 여성들의 모습을 포도에 비유해 선보인다. 철사에 묶여 있는 포도를 통해 사회의 기준에 의해 만들어지는 여성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한다. 해체된 원형 일부를 보존해 다시 지은 풍천임씨 금시당파 종가 고택을 통해 종가의 현대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씨는 “변화무쌍하고 유행을 따르는 세상의 흐름 속에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여성 존재의 중요성을 느끼기는 어렵지만 이런 여성 인물들에 대한 존재를 다시 넓은 시야로 바라 볼 때 우리 삶속의 어머니를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충남대 회화과와 동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9차례 개인전을 가졌다. ‘지워진 어머니를 보다’ 특별전(대전 족보박물관), 화가군도(제주 ini gallery&cafe), 풍경수집전(대전 보다아트센터), ACC네트워크플랫폼 : 아시아 쿨라 쿨라링(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다수의 공모전 및 단체전에 참가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29일부터 12월 13일까지 광주 갤러리 수에서도 선보인다.

문의=☏043-715-6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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