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규(목사)

▲ 김창규

요즘처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욕하는 사람들을 충북에서 많이 본 적이 없다. 시장에서 자영업 하는 사람이나 농사를 짓는 사람들, 심지어 초·중·고등학생들까지 모두가 하나같이 박근혜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말 대통령이라고 하는 사람의 이름을 어린아이에서부터 나이든 어른에 이르기까지 동네 개 이름 부르듯 하니 세상이 바뀌어 가는 게 실감이 난다.
서울에서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특검을 하고 있으니 지켜봐야 한다고 하지만, 국민들은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잘못이 개인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폭 넓게, 아주 뿌리 깊게 정부수립 후 70년 이상을 지배하고 있다.
그 세력을 가리켜 친일파, 이승만, 박정희 추종세력이라고 말한다. 그 세력은 반공을 국시로 삼고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때로는 이용하고 공화당 후신인 새누리당을 키워 왔다. 그들은 양지쪽만 골라가며 최순실처럼 온갖 이권을 챙겨왔다. 권력에 기생해 오늘의 사태를 가져 온무리들이 지금의 새누리당이다. 해체하는 것이 마땅하다.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황교안 총리와 현재 내각으로 위기를 대처해 나가기란 쉽지가 않다. 외교와 국방을 강조하지만 최순실에 의해서 들어오게 되는 사드(고고도미사일)로 중국과의 관계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었고 중국과의 무역도 앞으로 어렵게 될 것이다. 사드가 들어온다면 중국은 남쪽과의 관계를 냉전시대로 돌릴 것이다. 최순실이 개성공단을 멈추게 했다는 것도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국정조사 청문회에 나온 전 청와대비서실장 김기춘은 범죄자 최순실을 모른다고 고개를 흔든다. 이런 나쁜 늙은 정치인이 정치를 좌지우지 해 왔던 것이다.
최순실로 대표되는 게이트의 몸통은 박근혜 대통령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막강한 권세를 누린 김기춘이란 사람을 모두가 알고 있다. 현재 대안이 없다는 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올바른 사람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잘못한 것을 반성하고 앞으로 잘 사는 길은 잘못 된 과거의 청산이다.
우병우라는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 그 사람은 검찰의 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출세가도를 달린 사람이다. 그리고 국정감사 증인으로도 나오지 않고 잠수를 탔다. 그가 조사를 했던 전직 대통령, 고인이 되었지만 노무현 대통령을 조사하며 했던 말들을 떠올리지 않아도 그가 노무현을 죽이는데 일등공신이라는 것 쯤은 세상 사람들이 다 알게 되었다.
헌재의 탄핵이 결정되면 대통령 후보들이 본격적으로 나오게 돼 있다. 이번에는 정권이 바
뀔 공산이 크다는 게 정계는 물론 국민들의 예상치다. 지금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여·야 후보들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이번에는 정직하고 젊은 후보가 나와서 세상을 바꾸게 해 보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대통령을 잘 뽑는 일이다. 그 일처럼 중요한 일은 없을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뽑아 놓고 후회한 사람이 많다. 그러나 아직도 정신 못 차린 사람들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적 청산이다. 어버이연합, 엄마부대, 자유총연맹, 새마을운동, 월남참전유공자회, 6.25참전유공자회,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등등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는 단체의 리더들도 청산의 대상이다. 특별히 언급하고 싶은 사람은 보훈처장 박승춘 같은 사람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고 끝까지 회개하지 않는 사람 모두가 청산대상이다. 대통령 직무대행 황교안 총리도 청산 대상이다. 이런 사람이 국정을 잠시라도 맡는다면 또한 국가가 어려움에 처할 수 밖에 없다. 박근혜 탄핵 이후가 불투명하지만 그게 희망이다. 총리와 내각이 총사퇴하고 국회가 총리를 임명하는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비상시국 총리와 거국내각을 만들어야 한다. 백만촛불의 요구는 박근혜 즉각 퇴진이다. 이제 특검과 국정조사를 통해 나라가 바르게 서고 새로운 대통령 정권도 창출해야 한다. 박근혜 헌재판결 탄핵 후의 미래는 희망이다. 꺼지지 않는 백만촛불 희망을 이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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