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높은 비은행권 자금 활용 크게 증가…
중기단체협의회 내년시행 신위탁보증제 우려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중소제조업체 10곳 중 3곳은 올 자금 사정이 지난해 보다 악화됐고,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내년에 시행예정인 신위탁보증제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전국 중소제조업체 300개를 대상으로 한 ‘중소기업 금융이용 및 애로실태’ 조사결과 중소기업 32.6%가 올해자금 사정이 지난해보다 악화된 것으로 응답했다고 21일 밝혔다.

자금사정 곤란 원인으론 ‘판매부진’이 43.9%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영업이익 감소’ 32.7%, ‘판매대금 회수지원’ 19.4%, 제조원가 상승 7.1%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외부자금 이용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88%로 외부자금 조달 형태는 ‘은행자금’이 81.1%로 타 형태보다 월등히 높았다. 기타 형태로는 ‘정책자금’ 10.6%, ‘비은행금융기관자금’이 7.5% 등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비은행금융기관자금 활용이 전년과 비교할 때 6.6%p 증가한 것으로 파악돼 은행의 대출심사 강화로 중소기업의 비은행 금융기관 활용이 늘어나면서 중소기업의 이자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지난 10월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1.25%, 은행권은 3.61%였지만 비은행권인 상호저축은행 기업대출금리는 7.45%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금융기관 자금차입시 대출 조건으로는 ‘부동산 담보’(44.6%)가 가장 많았고 순수신용(25.1%), 신용보증서(17.2%)가 뒤를 이었다.

금융기관 자금조달 애로로는 ‘높은 대출금리’(32.2%)가 1순위로 꼽혔으며 까다로운 대출심사(30.3%), 과도한 부동산 담보요구(15.5%) 등이 주요 애로로 파악됐다.

신보, 기보 등 신용보증기관의 보증서 발급 이용과 관련해선 과반(53.4%)이 ‘원활하다’고 응답했으며, 보증기관의 바람직한 지원방향으로는 매출액 기준 보증한도의 탄력적 운용(30.0%), 보증료 인하(23.3%)가 우선 과제로 꼽혔다.

내년에 시행예정인 ‘신위탁보증제도’와 관련, 중소기업중앙회, 벤처기업협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이노비즈협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등 주요 중소기업단체협의회 회원단체는 우려를 나타내며 ‘도입 유보’ 의견을 냈다.

아울러 제도 도입에 따라 10년 이상 업력기업의 대출한도 축소, 대출금리 인상으로 자칫하면 우량기업의 흑자도산까지 우려되는 상황으로 2017년부터 즉각 시행하는 것 보다는 10년 이상 업력기업의 대출축소 등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대응책을 마련한 후 시행이 필요하다는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효율적인 정책금융 지원을 위한 대안으론 ‘기술력·성장성 우수기업에 집중지원’(50.0%)을 꼽은 중소기업이 가장 많았고, ‘저신용·소기업 위주로 자금지원’(25.0%)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지난 주 미국금리 인상으로 국내 대출금리도 점차 상향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들이 이미 중소기업대출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많은 중소기업들이 비은행금융기관을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이 자신의 수익만을 위해 중소기업 대출을 급격히 줄이지 않도록 금융 당국의 감시와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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