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가 내년 시즌부터 메이저리그식 비디오 판독 제도를 시행한다.

KBO 관계자는 21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내년 시범경기부터 ‘심판 합의 판정’(챌린지) 요청이 들어오면 심판이 아닌 판독관이 판정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챌린지가 들어올 경우, 경기장에 있는 심판이 중계 방송사의 느린 화면을 보고 정심과 오심 여부를 판정해 왔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메이저리그처럼 외부 비디오 판독 센터에서 판독관이 최종 판정을 해 현장의 심판에게 알려주는 방식으로 바뀐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비디오 판독을 경기 현장이 아닌 미국 뉴욕의 메이저리그 사무국 본부에서 한다.

메이저리그 중계를 보면 심판진이 송수신기로 본부 측과 대화하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내년 KBO리그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될 전망이다.

새 비디오 판독 시스템은 내년 시범경기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KBO는 2009년부터 비디오 판독 제도를 도입했지만, 자체적으로 판독 장비를 갖추지 못해 전적으로 방송사 화면에 의존해 왔다.

자체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구축해놓지 못하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 애매한 상황이 나왔을 때 중계 카메라 각도가 완벽하지 않으면 심판진도 정확한 판정을 내릴 수 없었다.

방송사 역시 부담이었다. 해당 장면을 잡지 못하거나 제때 화면이 나오지 않으면 방송사가 모든 비난을 뒤집어써야 했다. 주 수입원인 광고를 제대로 내보낼 수 없는 일도 생겼다.

근본적으로는 심판이 같은 조에 있는 심판이 내린 판정에 참여하는 게 공정하지 못하다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KBO는 메이저리그식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올해 8월부터 테스트를 거듭했다.

KBO 관계자는 “심판이 같은 조에 속한 다른 심판의 판정에 참여하는 건 공정하지 않은 일”이라며 “모두가 수긍할만한 방법은 독립된 공간에서 판독에 전념할 판독관을 두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판독관은 한꺼번에 5경기를 지켜봐야 하는 만큼 전문 판독관 1명과 현역 심판 2명 등 총 3명을 두기로 했다.

당초 목적은 방송사 화면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비디오 판독을 할 수 있도록 장비를 갖추는 것이었지만 현실적인 사정 때문에 기존 중계 카메라에 자체 카메라 3대 정도를 추가하기로 했다.

카메라 설치 위치는 챌린지 요청이 주로 들어오는 1루와 2루, 그리고 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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