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붉은 원숭이띠 해가 저물고 붉은 닭띠의 해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병신년(丙申年)은 그 어느 해보다 유난히 사고와 탈이 많았고 의혹도 넘쳐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국제적으로는 영국이 국민투표에서 가입 43년 만에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선택, 국제 정치·경제적 격변의 시대를 열었다.
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결정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으로 동북아 주변 4강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국내는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인해 온 국민이 분노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나락으로 빠져 들었다. 사상 최악의 조류 인플루엔자(AI)로 축산농가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충북도가 민선 6기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청주 항공정비(MRO)단지 유치와 2조원 규모의 이란 오일머니를 오송에 유치하려던 계획도 물거품 됐다. 이 두 사업의 실패는 향후 민선 6기 최대 실정(失政)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3선 신화’를 이룩한 임각수 괴산군수는 지역 프랜차이즈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징역 5년이 확정되면서 불명예 퇴진을 했다.
또 ‘축사 노예’, ‘카센터 노예’, ‘애호박 농장 노예’ 등 장애인 인권유린 사건이 잇따라 터져 충격을 안겨줬다.
KTX세종역 신설 논란으로 충북·충남·세종이 갈등을 빚었다.
대전도심에서 10년 만에 지진이 발생하면서 지역에 보관중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사용후 핵연료)과 하나로 원자로 등에 대한 시민 불안이 커진 한해였다.
당진화력발전소 인근 석문교 교로리 일원에 당진 에코파워의 건설이 추진되면서 주민 반발이 크다.
이런 가운데 단비 같은 낭보도 있었다.
청주국제공항은 올해 이용객 증가율 1위, 개항 후 첫 흑자 기록이라는 겹경사를 맞은 한해였다.
SK하이닉스가 청주에 15조5000억원을 투자키로 해 지역 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특히 충북지역 최대 숙원인 중부고속도로 확장사업이 국회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부대의견에 포함되면서 16년 만에 사업의 물꼬를 텄다.
국토교통부의 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16~2015년)에 대전 가수원역~충남 논산역을 연결하는 호남선 철도 고속화 등 충청에서만 5개의 철도현안이 반영됐다.
내년에는 붉은 닭의 해(丁酉年)로, 붉은색은 적극적인 도전과 창조를 의미하고 닭의 울음이 새벽을 알리는 것처럼 선언, 깨달음과 새로운 세상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를 지녔다.
충청권 주민들은 붉은 닭의 힘찬 기운을 받아 절망은 희망으로, 갈등은 화합으로, 불신은 믿음으로, 불통은 소통으로 만들어 가는 한해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관련기사 10·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