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막은 이야기, 우리가 직접 할 것"

▲ 연극인들이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세운 임시 공공극장 '광장극장 블랙텐트' 구조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설 자리를 잃은 연극인들이 광화문광장에 직접 극장을 만들었다.

새해 첫 주말 촛불집회가 열리는 7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바로 뒤편에는 폭 8m, 길이 18m, 높이 5.5m가량의 철골구조물이 세워졌다.

극단 고래의 이해성 대표 등 연극인들이 주도해 만든 '광장극장 블랙텐트'다.

연극인과 기륭전자·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시민 등 70여 명이 참여해 오전 7시부터 작업을 벌였다.

블랙텐트는 광장을 찾는 시민과 함께하는 임시 공공극장을 표방한다.

블랙텐트 측은 "박근혜 정부는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정부를 비판하거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예술인들에 불이익을 줬다"면서 "블랙리스트는 연극인에게서 무대를 빼앗고 관객에게서 공론장으로서 공공극장을 빼앗았다"고 말했다.

블랙텐트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나, 검열이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다룬 연극과 마임공연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개관식은 10일 열리며, 13일 개관기념 공연이 진행된다. 16일 이후부터는 평일 오후 8시마다 공연이 열린다.

블랙텐트 측은 박근혜 정부가 퇴진할 때까지 공연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해성 대표는 "국립극장 등이 공공극장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직접 공공극장을 세운 것"이라며 "정부가 예술가들이 해야 할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한다면 광장에 나와서라도 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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