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댐·충주댐·수안보온천·초정약수 풍부한 수자원
먹는 물 취수량 제주 이어 전국 두 번째로 많지만
브랜드인지도 ‘제주 삼다수’만 못해 ‘빈 수레‘ 우려

제주공사 벤치마킹…충북도 제도정비 통합관리해야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물 자원이 풍부한 충북이 블랙골드(Black Gold, 석유) 시대에 이은 블루골드(Blue Gold, 물)시대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충북도와 지역 물산업계에 따르면 도시 문화의 산업이 이미 물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서울의 한강 르네상스, 4대강 사업 등 물과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 물 산업 3만 달러 시대 도래와 함께 해양 레저스포츠와 워터 테라피(Water therapy, 물 치료·요법) 등 서비스 산업도 활성화 되고 있다. 구제역, AI(조류독감), 방사능 공포 등으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물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2010년 창업된 워터바는 20여개국 100여종의 고급 생수를 판매하는 곳으로 1병에 2000∼3000원이란 비교적 고가임에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전국에 급속도로 확산되기도 했다.

충북은 대청댐, 충주댐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안보온천과 초정약수 등 매우 다양하고 풍부한 수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먹는 물의 경우 일화 초정수, 풀무원 샘물 등 9개의 제조업체가 연 평균 43만9159t을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량 및 출하금액은 전국대비 18% 수준으로 제주에 이어 두 번째다.

하지만 명성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는 매우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만성적 물 부족 지역이던 제주는 지하 암반수 개발을 통해 급속한 성장을 기록했다.

이미 8년 전인 2009년 연 매출 1770억원으로 전체 시장규모 4500억원의 3분의 1 이상을 점유하고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견인차 역할을 한 데는 지방공기업인 제주개발공사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공사는 제주의 청정 이미지를 강조한 차별화된 제품 개발(천연 암반수)과 홍보마케팅, 엄격한 품질관리 및 국제인증(미국FDA, 일본ISO)에 성공, 공공성과 수익성이란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전국 생수 브랜드 180만8728개에 대한 소비를 분석한 결과 제주개발공사와 광동제약이 유통 파트너십을 통해 생산한 ‘제주 삼다수’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생수로 꼽혔다.

삼다수 평판지수는 전년에 비해 20.03%p 상승, 2위 프랑스 생수브랜드 에비앙과 3위 농심 백산수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물 산업은 기존 지하수 개발에서 벗어나 탄산수, 정제수 이외에 천연암반수, 빙하수, 해양 침출수 등 취수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와 달리 충북의 대표 브랜드인 ‘초정 광천수’는 세계 3대 광천수로 600년의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도 무분별한 개발과 관리소홀로 용출량의 급감과 지하수 오염 문제가 끊임없이 대두돼 왔다.

최근 들어 초정 광천수의 부활과 활성화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실질적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더 늦기 전에 충북도도 제주처럼 제도적으로 지하수 공개념을 도입하고, 충북도와 청주시로 이원화 돼 있는 초정 광천수 등의 관리·감독권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제주 삼다수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 초정 광천수 취수원의 단계적 국·공유화를 통해 공공기관이 철저히 계획·관리하고 수익성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초정 광천수의 취수원이 사유화 돼 있을 경우 지하수 부존량 감소 억제나 용출 총량 감독, 지하수 인접 오염원 제거 및 폐공관리에 한계가 올 수 있어 충북도가 관련법 근거를 통한 조례제정 등의 다각적인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초정 광천수는 ‘빈 수레’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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