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뭐가 탐나서 험한길 나섰겠나…최고 인재들에 전권 주려했다” 토로

(동양일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역감정 해소와 국민 대통합을 위해 '합중국(合衆國·United States)' 형태의 국가를 만들고 각 분야의 치고 권위자들을 참여하는 연립정부를 세우는 꿈을 실현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을 지원했던 새누리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2일 최근 반 전 총장과 독대에서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반 전 총장은 '철저한 지역 안배'를 원했다. USK(United States of Korea)를 꿈꿨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정 전 원내대표에게 "철저하게 지역 안배를 해서 더는 소외당하는 지역이 없도록 해야 하고, 지역 패권주의는 이제 종식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고 한다.

반 전 총장은 또 자신은 외치(外治)만 전담하면서 각 분야의 최고 권위자를 각료로 임명하고 전권을 맡기는 형태의 연립정부 구상을 밝히며 "내가 안 되더라도, 백의종군하는 한이 있더라도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 전 총장은 당시 "내가 뭐가 탐나서 이 험한 길로 나섰겠느냐. 해외에 있으면서 한날한시도 대한민국을 잊은 적 없다"며 정치권에 뛰어들어 느낀 고충도 토로했다고 정 전 원내대표는 전했다.

반 전 총장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두고 "문 전 대표는 '패권과 독점'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분권과 분점'으로 가야 하는데 걱정"이라는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원내대표는 "반 전 총장은 물러났지만, 그가 자신의 명예에 흠집을 내면서 시도했던 '정치실험'은 계속돼야 한다"며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반 전 총장이 던진 정치적 메시지를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이 연대를 모색했던 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 대해선 "양측이 당장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진 못했지만, 두 사람이 바라보던 방향은 일치했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대선은 '문재인 패권·독점주의'를 저지할 주자들의 합종연횡이 승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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