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지방재정 독립
자금난 겪는 지역 소상공인·중소기업인 지원
지역인재양성 위한 ‘니치마켓’ 심사숙고 해야

천혜숙 금융경제연구원장 신중론 펼쳐

천혜숙(청주대 경제학과 교수) 금융경제연구원장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속보=충북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인들의 원활한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서라도 지방은행 설립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비즈니스 차원의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어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14일자 2면

(사)금융경제연구원 천혜숙(청주대 경제학과 교수·사진) 원장은 1일 동양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선공약의제로 거론되고 있는 지방은행 설립은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들의 원활한 운영자금 지원과 지역인재양성이란 니치마켓(Nich Marketing) 차원에서 필요하지만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시장규모와 경쟁력, 생존가능성을 꼼꼼히 따져본 뒤 현실화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폈다.

니치마켓은 기존의 세분화된 시장 틈새에서 소비자의 욕구에 맞게 더욱 세분화된 시장을 말한다. 천 원장은 지역자금 수요가 절실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생각할 때 지방은행 설립은 하나의 대안이자 니치마켓이지만 기존 금융권이 지역시장을 공고히 다져놓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이 과연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천 원장은 “지방은행 설립의 필요성은 대형마트들이 빠르게 지역 유통시장을 장악하면서 지역자금의 70% 가까이가 타 지역으로 빠져 나가면서 처음 제기 됐다”며 “하지만 2014년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여·수신 변화가 거의 없어 지역자금의 역외 유출이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천 원장은 “현행 은행법상 지방은행이 설립되면 여신의 60%를 지역에 재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경영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소상공이나 지역 중·소기업들에게 큰 호재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며 “더구나 지역자금이 원활히 돌다보면 경기활성화에 따른 지역인재양성 차원의 장학사업도 그만큼 수훨해 질 수 있다”고 보았다.

천 원장은 또 “지방분권형 개헌이 요즘 또 하나의 대선공약의제로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진정한 지방자치를 이루기 위한 것으로 자치입법권과 함께 반드시 갖춰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지방재정 독립”이라며 “이는 지방은행이 설립될 경우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지방은행 설립 방식에 대해 천 원장은 “지역정서가 반영되기 위해선 지역자금이 포함된 제2금융권의 상호금융 출자방식(관계금융 상호 출자방식)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상호금융 활성화 차원에선 최근 늘어나고 있는 비대면 거래를 감안한 핀테크 등 신기술 개발과 모바일 환경 등 최적화된 경영환경 기반 구축도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천 원장은 “새롭게 설립되는 지방은행의 성장가능성, 자금조달방식, 경쟁력 등을 잘 따져봐야 하고 현실적으로 지역주민에게 최적화된 서비스가 가능한 은행설립을 정부가 과연 허가해 주느냐도 관건”이라고 꼽았다.

지난해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인가 받은 금융경제연구원은 2015년 3월 (사)미래도시연구원 금융경제연구센터로 출발, 최근까지 7차례에 걸쳐 금융개혁을 위한 기업, 금융, 학계 관계자 200여명 안팎이 참여하는 경제포럼을 가진 바 있다.

그동안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재봉 성균관대 교수(4차 산업이 이끄는 스마트 신인류), 윤창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2017년 세계경제발전 트렌드) 등을 초청해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 환경을 제대로 읽기 위한 특강을 갖기도 했다.

천 원장은 “연구원의 화두는 지방은행 설립뿐만 아니라 금융·경영혁신, 4차산업혁명 등 신기술 제품화, 이노비즈, 크라우드 펀딩 등 다양하다”며 “지방은행 설립은 지역정서도 반영돼야 하지만 무엇보다 비즈니스 차원의 경쟁력이 뒷받침 돼야 하고 진정한 지방자치를 이뤄내기 위한 지방재정 독립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설립해야 할 과제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충북도는 지방은행설립을 대선공약의제로 검토하다 경쟁력 확보의 어려움과 리스크 극복에 대한 우려 등을 이유로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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