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청의 선택=당선’이라는 공식이 19대 대통령선거에서도 어김없이 적용됐다.

하지만 충남·북 투표율이 ‘전국 꼴찌’ 수준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7개월 앞당겨 지난 9일 치러진 대선에서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한 1987년 13대 대선부터 계속돼 온 ‘대선 방정식’이 깨지지 않았다.

역대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던 충청권이 전체 판세를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임을 재확인했다.

문재인(더불어민주당) 대통령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텃밭인 광주시(82.0%)와 세종시(80.7%)에서 1, 2위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1위(41.1%)를 차지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각각 24.0%와 21.4%의 득표율을 거두면서 2위와 3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선은 ‘1강’에서 ‘2강’, ‘1강2중’으로 재편되는 등 선거기간 내내 판세가 요동치고 ‘2약’ 후보들까지 막판에 약진하면서 혼전에 혼전을 거듭했다.

특히 지난 3일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선거기간에도 ‘대선 풍향계’로 불려온 충청권 민심을 잡기 위해 각 정당과 후보들은 총력을 기울였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결국 충청지역 민심을 얻는데 성공한 문 후보가 19대 대통령에 올랐다.

앞서 실시된 대선에서도 ‘중원’인 충청 표심은 전국의 민심을 대변했다.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전국 득표율 51.6%를 올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48.0%)를 3.6%포인트 앞섰을 때 충청권에서는 박 후보가 53.6%(대전 49.9%, 세종 51.9%, 충북 56.2%, 충남 56.5%)으로 45.8%(대전 49.7%, 세종 47.6%, 충북 43.3%, 충남 42.8%)를 얻은 문 후보와 격차를 7.8%포인트 벌렸다.

17 대선에서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맞붙었던 16대 대선 때 두 후보 간 전국 득표율 격차는 2.3%포인트에 불과했으나 충청권에서는 노 후보가 11.2%포인트로 벌려 승리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노 후보는 충청권에서만 120만9200표를 얻으며 95만2941표를 얻은 이 후보를 25만6286표차로 눌렀다. 전국적 표차인 57만980표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15대 대선 때도 충청권에서 승리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충청지역 유권자들은 김 후보에게 108만6252표의 지지를 보내 이 후보(67만7933표)의 ‘대세론’을 꺾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충남지역 대선 투표율은 72.4%로 제주(72.3%)를 제외하고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충남은 역대 대선에서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지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충북도 전국평균(77.2%) 보다 낮은 74.8%(14위)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특히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고향 음성군이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충남·북 투표율이 낮은 것은 지역 출신 유력 후보가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선이 아닌 총선이나 지방선거의 경우 충남지역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점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반 전 총장이 지난 2월 1일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그에게 쏠렸던 표심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안희정 충남지사를 주목했다.

충청권 민심이 몰리면서 안 지사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한때 문 후보의 대세론을 위협하기도 했다.

충북지역 정가 관계자는 “혁신도시와 산업단지 밀집지역인 음성군은 청·장년층 유권자가 많아 다른 시·군에 비해 투표율이 저조하다”며 “이번 대선에서 반기문 대망론 실종에 따른 상실감도 적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대 대선 득표율

전국 17개 시·도 득표율(%)

대전 5개구

충북 14개 시·군·구

충남 16개 시·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