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일부 붕괴됐는데도 영화 상영 강행… 관람객 항의 쇄도

롯데시네마 청주충대점에서 지난 7일 상영관 천정 일부가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해 관람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동양일보 김재옥 기자)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 충북대 중문에 있는 롯데시네마 청주충대점(옛 키노피아) 지하층에서 영화 상영 도중 천장이 무너져 내려 관람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7일 다수의 제보자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50분께 영화 ‘스파이더맨’ 상영 중 천장 일부가 무너져 내려 관람객들이 대피하고 몇몇은 떨어진 석고보드에 머리를 맞기도 했다.

특히 안전사고가 발생했는데도 부재중인 이 영화관 최고관리자를 대신해 결정권한이 없는 일반 직원들과 아르바이트생들이 사고수습에 나서 관람객들을 분노케 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시네마 측의 안일한 대처가 문제로 드러났다.

상영이 시작되고 채 10분이 지나기도 전에 천장이 무너져 내렸지만 영화관 측은 대피 방송은 커녕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영화 상영을 강행했다.

급기야 불안에 떨던 관람객들이 항의하며 영화관을 빠져 나오자 그제야 상영을 멈췄고, 관람객들은 1시간여 동안 영화관 로비에서 롯데시네마 측의 해명과 환불을 기다려야 했다.

관람객들의 강력한 항의가 이어지자 아무런 결정권한이 없는 영화관 아르바이트생들이 수차례에 걸쳐 매니저 등 최고 관리책임자에게 일일이 전화로 대처방안을 논의해 사고수습이 지연되는 등 대처에 큰 허점을 드러냈다.

롯데시네마 측은 애초 피해자들에게 관람료만 환불해 주고 돌려보낼 요량이었지만 피해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환불과 함께 롯데시네마 초대권 1장씩을 지급하는 것으로 사고 수습을 마무리했다.

관람객 최모(여·39·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씨는 “영화 상영 중 갑자기 천장이 무너져 내려 얼마나 놀라고 당황스러웠는지 모른다”면서 “특히 안전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영화 상영을 강행하는 영화관 측의 안전 불감증을 보고 할 말을 잊었다”고 비난했다.

또 김모(33·청주시 용담동)씨도 “이날 청주에 집중호우가 쏟아졌는데 누수에 취약한 석고보드가 빗물 유입으로 떨어진 것 같다”면서 “불안에 떨면서 수십 분 기다린 피해자들에게 영화표 1장만 주고 돌려보내는 롯데시네마 측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사고와 관련, 동양일보 기자가 확인취재에 들어가자 영화관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다 설명했는데 취재에 왜 응해야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매니저는 휴무였지만 바이저(영화관 정규직원)가 아르바이트생들과 함께 원만하게 사고를 해결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롯데시네마 청주충대점은 2001년 9월 문을 연 키노피아를 인수해 2013년 7월 10일부터 내부공사를 거쳐 그 해 11월 4개관 550석 규모로 재개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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