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3명 제명·민주당 1명 사퇴…행문위원장 재선출
충북시민단체연대회의 김학철·박봉순·박한범 사퇴운동 돌입

▲ 최병윤(음성1.더불어민주당) 충북도의원이 지난 24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자진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속보= 충북도의회 원구성 재편이 불가피해졌다.▶26일자 1면

충북사상 최악의 물난리 속에 외유성 유럽연수에 나서 파문을 일으킨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병윤(음성1) 도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고 자유한국당도 소속 도의원 3명을 제명했기 때문이다.

도의회 한국당은 기존 20명에서 17명으로, 민주당은 10명에서 9명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도의회는 오는 9월 6~19일 열리는 358회 임시회부터 한국당 17명, 민주당 9명, 국민의당 1명, 무소속 3명으로 재편된다.

특히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현재 무소속이 된 김학철(충주1)·박봉순(청주8)·박한범(옥천1) 의원에 대한 사퇴 요구가 거세 도의회 전체 의석수가 31석에서 27석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충북시민단체연대회의는 26일 “물난리 외유로 물의를 일으키고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학철·박봉순·박한범 도의원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연대회의는 “수해를 입은 도민을 외면하고 관광성 해외연수로 혈세를 낭비한 것에 대해 때늦은 사과와 변명 대신 의원직 사퇴로 진심 어린 사죄를 해야 한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이어 “이번 사태에서 절반의 책임이 있는 도의회 역시 형식적인 사과가 아닌 도민을 무시하고 거짓과 변명으로 일관하는 3명의 의원에 대해 즉시 제명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요구가 지켜지지 않으면 더욱 강력한 사퇴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양희 의장과 엄재창·김인수 부의장 등 의장단이 나서 공식 사과했지만 징계는 미온적 태도로 일관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거세다.

이번에 물의를 일으킨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는 오는 9월 회기부터 의석 구조가 민주당 2명, 무소속 3명, 한국당 1명으로 재편돼 상임위원장을 새로 뽑아야 한다.

도의회는 지난해 7월 후반기 원구성을 하면서 정당 의석수(한국당 20석, 민주당 10석, 국민의당 1석)에 따라 전체 6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한국당과 민주당이 4개와 2개씩 나눠 가졌다.

전반기 산업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김학철 의원이 행문위 위원장을 맡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당이 김 의원을 제명하면서 그는 위원장직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김 의장은 지난 24일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선 김 의원에 대해 “부적절한 언행과 처사로 물의를 빚어 정치인으로서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인 당 제명 결정을 받았다”며 “스스로 행문위원장직 사퇴 등 도민이 내리는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언구(충주2) 의원은 이미 전반기 의장을 지내 다른 상임위 소속의원이 행문위로 옮겨 위원장을 맡아야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번에 유럽행 파문으로 제명된 행문위 한국당 소속의원 3명 모두 ‘이언구·강현삼 의원’과 의장 선출, 의회 운영 등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김양희 의장계 인물들이어서 눈길을 끈다.

특히 김 의장과 상대계파로 당내 갈등을 겪고 있는 이 의원은 인천공항에서 ‘꼬리뼈가 아프다’는 이유로 막판 불참해 비난여론에서 빗겨서면서 도의원 사이에서는 이런저런 ‘뒷말’이 나오는 등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후반기 의장단 선출과정에서 형성된 한국당 내 주류와 비주류 파벌은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어 다른 상임위 소속 주류측과 김 위원장 등 이번에 당이 제명한 의원을 맞바꾸는 형식으로 행문위 새 위원장을 선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충북도의회 사상 유례 없는 해외연수 소동으로 민심이 싸늘해져 남은 임기 1년이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290mm 이상의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 복구 작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외유성 연수에 나선 4명의 도의원은 국민적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

박봉순·최병윤 의원은 지역구에 적잖은 수해가 났는데도 연수 참여를 강행했다는 점에서 비난이 들끓었다. 특히 행문위원장으로 연수단장을 맡았던 김 의원은 자신들의 연수를 비판하는 국민의 ‘레밍’(쥐의 일종)에 비유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번 사태로 제명당한 한국당 의원들은 민주당 소속 이시종 지사가 이끄는 도 집행부 견제와 감시 활동에 왕성한 의욕을 보여온 당내 ‘에이스’들이다. 하지만 무더기 제명 조치로 한국당의 대 집행부 견제 동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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