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 (인성교육 칼럼니스트)

 

(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캐나다에 살고 있는 Judy Lee라는 필자의 교포카친이 지난 6월 14일부터 6월 30일까지 고국을 방문했던 후기를 8월 14일 소상하게 정리하여 소개한 글을 읽고 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녀는 오랜만인 12년만에 고국을 방문하게 되어 설레고 기대감에 부풀었었다고 했다.

세계11위의 경제대국, 세계 1위의 삼성휴대폰, LG TV, 그리고 세계 최고수준의 인천국제공항, 인터넷 최강국, 거기다가 K-Pop으로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대한민국인 고국을 방문하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방문하여 날이 갈수록 실망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각종 사회기반 시설이나 편의시설은 잘 되어 있었으나 시민들의 무뚝뚝함과 불친절에 속상해졌다고 한다.

길을 몰라 물으면 손가락으로 “저쪽으로 쭈욱 가세요.”하거나 “나 바빠요.” 하며 무시하고, 어떤 분들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휙 지나쳤으며 대부분 행인들은 무표정과 심각한 표정이었다고 했다. 그나마 어떤 청년이 서투른 한국말로 친절하게 안내해줘서 알고 보니 한국에 유학 온 교포였다고 한다.

그런데 또 하나의 이해가 안가는 세태는 식당이든, 공원이든, 관광지든, 길거리에서든 늘 끼리끼리 떠들썩하고 활기가 넘치고 하하호호 웃음소리가 그치질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낯선 사람이 나타나면 매미가 합창을 하다가 인기척이 있으면 울음을 갑자기 뚝 그치는 것처럼 갑자기 조용해지고 무표정이거나 경계의 표정으로 확 바뀐다는 것이다. 귀국한 그는 캐나다사람들에게 그렇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던 고국자랑을 접을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처지를 한탄했다. 우리의 시민의식이 고국의 한 국민으로서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다.

우리가 되새겨 보아야 우리의 세태이다. 가족, 친구, 선후배 등등 잘 알고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끼리만 끼리끼리만 넘치는 친절을 베풀고 미소로 다정다감하게 지내는 게 문제이다. 친절(Kindness)이란 무엇인가? 친절과 다정(Friendliness)은 중요한 인간적 가치요 주요한 인성덕목이다.

친절은 다른 사람의 행복에 대한 관심이다. 친절은 타인에 대해 우리의 관심과 배려를 보이는 일이다. 친절은 우리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다는 뜻이다. 친절은 다른 사람의 삶을 밝게 해주는 사소한 언행에서도 나타나며 일상의 일거수일투족에도 배어날 수 있다. 친절은 슬프거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보이는 행위이다.

다정다감함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며 온화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함을 말한다. 시간을 함께하고 생각을 나누며 감정을 공유하는 것으로도 표현된다. 다정함은 우리 자신의 방식대로가 아니라 상대방의 방식에 맞춤으로써 그들의 기분을 좋게 하고 낯선 사람도 친밀한 감정을 갖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다정함이란 즐거움뿐만 아니라 괴로움도 함께 나누는 것을 말한다.

다정함이란 부탁이나 요청이 없이도 보살펴 주는 것을 말하며 또한 다정함은 외로움을 달래줄 최선의 치유책이라 할 수 있다. 친절이 왜 필요한가? 친절이 없다면 도움이 필요해도 들어줄 사람이 없다.

누구나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을 갖는 곳에서는 모두가 외로운 신세가 된다. 친절은 주고받는 것이며 그를 통해 서로 간에 더 깊은 유대가 생겨날 수 있다. 친절미가 없고 이기적인 존재들 간에는 서로 불신하고 서로에게 고통을 끼치게 된다. 친절을 통해 우리는 홀로가 아니라 더불어 산다는 기분을 갖게 된다. 친절을 주고받으면 자신의 마음도 명랑해지고 이 세상이 살만한 곳으로 느껴지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친절한 도움을 받게 되면 그것은 우리에게 벅찬 감동으로 다가오게 되고 그러한 즐거움은 다시 타인들에게 친절로 전해지게 된다. 친절은 이같이 전염병처럼 주변에 감염되고 확산되는 효과를 갖는다.

다정하게 사람을 대하면 낯선 사람도 편안하게 느끼게 된다. 서로 다정하게 되면 모두가 외롭지 않게 된다.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간에 우리가 서로 마음을 나눌 사람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정한 타인이 필요한 것이다. 가족끼리만, 친척끼리만, 친구들끼리만, 지인들끼리만, 심지어는 애완견에게만 친절과 다정을 베푸는 세태를 변화시켜야 한다.

타인과의 관계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서로 노력하는 가운데 이루어지고 성장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교적 내성적이어서 그들이 편안하게 마음을 나눌 타인이 필요하다.

다정한 사람은 많은 사람들을 끄는 매력을 가진 사람이다. 다정하지 못한 사람은 남들에게 곁을 주지 않으며 자신에게만 집착함으로써 고립되고 만다.

우리는 낯선 타인에게도 늘 가능한 미소를 지어야 한다. 길을 걸으면서도 타인의 얼굴을 바라보며 미소를 보내야만 다정한 표현을 할 수가 있다. 그럴 경우 상대방도 다시 미소로서 응답해올 가능성이 커진다. 가능한 언성을 높이거나 상스러운 말, 비판적이거나 냉소적인 언어는 삼가하자. 대화를 할 때는 부드러운 시선으로 상대와 눈을 마주보도록 하자. 늘 주변의 모든 이에게 친절을 보이자. 그래서 고국을 찾는 교포들과 수많은 외국인들에게 친절하고 다정다감한 선진국으로서의 자랑스러운 시민의식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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