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충남지역 축제 관광객 수 부풀리기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모바일 빅데이터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많게는 기존과 13배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공휘 충남도의원은 13일 "충남 대표적인 축제인 보령머드축제를 기존 방식이 아니라 모바일 빅데이터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관광객 수가 13배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충남도의회와 충남연구원이 충남지역 치안 상권 축제 등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던 중 밝혀졌다. 충남도의회와 충남연구원 등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보령머드축제 기간에 해수욕장 등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30만9000명이었다. 반면 지난해 주최 측이 발표한 관광객 수는 399만5000명이었다. 이 같이 큰 차이가 나타난 이유는 분석 방법이 달라서다. 주최측이 발표한 관광객 수는 '페르미 추정법'이나 행사장 직접 계산 등으로 집계했다. 그동안 축제 관광객 수 측정에 활용한 '페르미 추정법'은 특정지역(가로 30m×세로 20m) 내에서 피서를 즐기는 사람 수를 집계, 전체 면적을 곱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어떤 면적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측정에 사용한 모바일 빅데이터 방식은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SKT(50.1%) 가입자에 보정계수를 적용, 수치 및 통계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계산방법은 간단하다. 축제기간 중 해당 지역에 있는 SKT 고객에 2를 곱한 후 잠시 머문 사람이나 거주하는 사람을 빼는 방식이다. 지난 8월 부산 해운대에서 관광객 수 집계에 도입, 화제가 됐던 새로운 방식이다.
이공휘 의원은 "올해만 해도 보령머드축제에 관광객 568만명, 외국인 62만명이 왔다는데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7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100만명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총체적인 부풀리기라는 주장이다. 지난해 주최측이 밝힌 외국인 수는 48만9000명이었다. 문제는 이 같은 부풀리기가 보령머드축제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 홍보경쟁에 나선 전국 대부분의 축제가 같은 방식으로 관광객 수를 계산하고 발표하고 있다. 일부에선 해마다 조금씩 관광객 수를 올려 발표, 일부 피서지는 곧 5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이 같은 관광객 수 부풀리기는 결국 정확한 통계에 기반한 각 지자체의 관광정책 수립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여러 번 언급했지만 충남 각 지자체는 축제에 동원된 현지인들이 대부분이라는 지적을 수없이 받아오면서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축제가 끝난 후 경쟁적으로 관람객수를 부풀려 발표하는데 더 큰 목소리를 내는 것 같다. 이렇게 매년 축제의 질을 향상시키는 노력보다 관람객 수 부풀리기에 혈안이 된다면, 결국 충남지역의 그 많은 축제들은 도민들의 문화자부심이자 화합과 소통의 창구이기보다 돈 먹는 하마로만 전락하게 될 것이다. 몇 년 전 경남 진주시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열면서 출입구에 센서를 달아 정확한 관람객 수 파악에 나선 것은 우리에게 시사한 바가 크다. 숫자는 숫자일 따름이다. 이제부터라도 실속을 차릴 때다. 그래야 무리한 성과 부풀리기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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