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회 전국시낭송대회 대상 김영희씨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권위 있는 전국시낭송경연대회에서 생각지도 못한 큰 상을 받아 감격과 쑥스러움이 교차합니다. 이 상을 계기로 더욱 노력해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의 가슴을 따뜻이 녹여주는 시낭송가로 거듭나겠습니다”

지난 20일 열린 16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 대상의 영광은 조명희 시 ‘누구를 찾아’와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낭송한 김영희(70·사진·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씨가 안았다.

그는 3년 전 10여년을 함께 살았던 강아지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을 때 시낭송을 시작했다.

“한 나무 밑에 강아지 화장한 재를 묻었습니다. 8개월간 하루도 빠짐 없이 새벽 산책겸 강아지를 보러 다녀오곤 했는 그때 유안진의 ‘자화상’이라는 시가 마음에 와 닿아 외우며 걸은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시낭송이 슬픔에 빠져 있는 날 위해 강아지가 보내준 선물처럼 느껴졌습니다.”

시낭송의 세계에 발을 들인지 이제 만 3년. 김씨는 이미 다수의 시낭송 대회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은 수준급의 시낭송가다.

현대문학신문 전국시낭송대회 대상, 서울시와 한국문화예술진흥협회가 주최한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등 다수의 대회에서 수상한 경험이 있다.

이미 여러 번 수상의 달콤함을 맛본 그였지만 이날 수상한 대상은 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김씨는 2016년에 열린 14회 전국시낭송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3년 연속 참여했다. 14회 대회에서는 은상을, 15회 대회에서는 동상을 수상한 끝에 이날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는 “전통 있고 권위 있는 대회에서 기량을 펼치고, 평가도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매년 참가해 왔다”며 “대회를 통해 기량이 점점 향상됨을 확연히 느끼고 있어 회를 통해 기량도 향상됨이 확연히 느껴지기에 항상 즐거웠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번 대회를 위해 틈나는 대로 연습에 몰두했다. 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잠자는 시간만 빼곤 시에 몰입했다. 특히 시낭송을 녹음한 후 그 것을 들으면서 부족한 부분은 보완했다.

그는 다음 대회 도전자들을 위한 팁도 전했다.

“암송할 시를 스마트폰에 녹음을 해서 수시로 들으면 시가 자연스럽게 외워지고, 자연스럽게 시가 몸에 배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낭송을 할 때면 세상에 찌든 마음이 정화되고, 삶이 윤택해지는 듯 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이 느낌을 다른 사람에게도 선물해 주고 싶어 오늘도 한편의 시를 낭송한다.

“조금 더 기량을 쌓아서 소외된 사람들의 마음을 채워주는 시낭송을 하고 싶습니다. 저의 시낭송이 사회를 밝게 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게 없습니다.” 박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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