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홍여선 기자) 60년 동안 이발사로 외길 인생을 이어오고 있는 박기태(76 무궁화이용원) 씨가 올해 당진시 15호 당찬사람들로 선정됐다.

가난하고 힘들었던 시절 10대 소년의 눈에 이발소는 사계절 춥지도 덥지도 않고 배곯프지도 않고 일할 수 있는 직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우연히 이발사의 길에 들어섰던 박 씨는 60년이 지난 오늘도 여전히 손님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이발사로 살아가고 있고 그와 함께 자리를 지켜온 이발소는 동네 노인들의 사랑방이 됐다.

강산이 6번이나 바뀐 동안 까까머리 중학생이었던 손님은 어느 덧 백발이 되었고 그 시간 동안 그의 손을 거쳐 간 손님만 하루 평균 10여명씩 어림 잡아도 22만여 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외길인생이 더욱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50년 전 거동이 불편한 동네 형의 머리를 깎으면서 생각한 것은 돈이 없어도 할 수 있는 것이 이발이라고 깨달음으로 시작한 미용봉사 활동이다.

스물일곱이 되던 해부터 틈틈이 마을 독거노인과 노인들에게 이발봉사를 실천해 오던 그는 19년 전부터 정기적으로 매월 두 차례 씩 평안마을에서 미용봉사를 해 오고 있으며 평안실버요양원에서도 8년 째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당찬사람들 인터뷰에서 이발봉사를 받고 있는 평안마을의 노인 김모씨는 “머리 깎는 대상자는 60~70명이 되는데도 돈을 한 사람에게도 받지 않는다”며 “그분을 싫다고 하는 사람은 한명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진 홍여선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