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환경부 산하단체 시설" 수수방관... 경기도 성남에 유사시설 생겨

공주시 정안면 인풍리 소재 빈병보증금환불센터가 3년째 굳게 문이 닫힌채 방치되고 있다.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 총 공사비 51억원을 들여 설립한 공주시 정안면 소재 빈병보증금환불센터(이하 환불센터)가 2015년 9월 폐쇄된 후 3년이 다 되도록 방치되고 있다.

공주시는 이 기간동안 시설 소유주인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이하 유통지원센터)와 재개관을 위한 단 한차례의 협의조차 개최하지 않았다. 이 단체가 환경부 산하라는 이유에서다.

이때문에 환불센터가 위치한 정안면 인풍리는 물론 인접지역 주민들까지 공주시의 안이하고 무관심한 처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한국용기순환협회가 환불센터 문을 연 때는 2012년. 그해 6월 1584㎡ 규모의 자원재활용 홍보전시관 ‘생명담은 빈병이야기’를, 같은 해 9월 1715㎡ 크기의 빈병 회수·선별 작업장을 각각 오픈하면서 출범했다.

공주의 친환경 도시 이미지를 높여줌은 물론 지역내 일자리 창출 등 상당한 편익을 가져다 줄 것도 기대됐다.

그러나 2015년 1월 20일 통과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원래 소유주였던 한국용기순환협회가 해산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환불센터의 관리권을 넘겨받은 유통지원센터가 그해 9월 시설의 전격 폐쇄를 선언해 버린 것이다. 이유는 운영방식 개편에 대한 고민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환불센터는 공병 한종류에만 포커스를 맞춰 설립됐다. 그러나 관리권을 인수받은 유통지원센터는 공병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우유팩, 알루미늄 등 다양한 재활용품을 취급하는 회사들을 회원사로 둔 협회다.

이들 회원사의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유통지원센터는 공병만 홍보할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고, 시설의 목적에 맞는 재공사를 할 경우 대대적인 개보수와 막대한 액수의 공사비가 따를 것으로 예상되자 고민 끝에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참다 못한 주민들이 최근 김정섭 시장의 초도순방 석상에서 시설의 조속한 재개관을 위해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지만 재개관은 난망한 상태다. 공주시가 3년동안 두손 놓고 있는 사이 유통지원센터가 작년 4월에 환경부와 손잡고 경기도 성남시에 ‘다시쓰는 세상, 순환자원홍보관’을 개관해 버렸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대규모 시설을 새로 지은 유통지원센터가 3년간 방치했던 코 앞의 반쪽짜리 공주시 시설을 거액을 들여 재개관할 가능성에는 회의적 시각이 크다.

정안면 인풍리 주민 박모씨는 “환불센터 덕분에 적잖은 사람들이 왕래하면서 마을에 활기를 띠고 사람들이 취직도 해서 좋았지만 지금은 인기척조차 없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유통지원센터 관계자는 “현재 재개관 여부 등 다각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좀 더 면밀한 사업계획 검토와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밝혀 결론이 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공주시 환경과 관계자는 “협의를 통해 유통지원센터로부터 조속한 시일내에 시설 재개관 약속을 받아낼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주 유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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