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100만원 이상 전국 97곳 184건…충청권도 30건 넘어
고액 경비에 수학여행비 할부까지…학생·학교 간 위화감 조성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국내 초·중·고교에서 최근 3년 사이 100차례 가까운 해외 수학여행이 진행됐고, 학생 1인당 경비가 100만원이 넘는 고액 수학여행도 184건에 달했다. 충청권에서도 30건이 넘는 고액 해외 수학여행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학생 1인당 경비가 100만원 이상인 해외여행을 다녀온 국내 초·중·고교는 모두 97개교 184건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25개교(48건), 경기 17개교(35건), 부산 9개교(18건) 등의 순이었다. 충청권에선 충남이 20건으로 가장 많았고, 충북은 4곳(7건), 세종 3곳(6건) 등이었다.

300만원이 넘는 고액 수학여행 비용을 지불한 학교도 9곳이었다. 학생 1인당 수학여행 경비가 가장 많이 든 학교는 세종의 한 특수목적고로 2016년 수학여행에서 1인당 경비가 446만5000원에 달했다. 이 학교는 2017년과 올해도 1인당 각각 396만원, 386만원짜리 해외 수학여행을 진행했다.

대전지역 특목고도 2016년 368만원짜리 유럽 9박10일 해외탐방을 진행, 고비용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수학여행지 격차가 커지면서 학교별 계층이 나눠지고 학생 간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목고와 자사고, 특성화고는 해외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반면 일부 학교는 교내 수학여행을 한다. 올해 대전지역 3개교는 교내 회의실이나 연구실, 도서관을 수학여행지로 정해 ‘소규모 테마여행’을 진행했다.

해외여행을 신청하지 않은 학생들로 국내 여행을 떠나거나 일부 학부모들이 여행경비 부담에 수학여행비를 할부로 결제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실 있는 국내 여행을 권고하고 해외 고액 수학여행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김 의원은 “고액 수학여행 경비로 학생 간 위화감이 조성된다는 지적이 매년 국정감사에서 이어지고 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모든 학생이 참여하기 어려운 고액 수학여행에 대한 교육당국의 보다 명확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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