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영 논설위원 / 유원대 교수

백기영<논설위원/유원대 교수>
백기영<논설위원/유원대 교수>

 

일본에서 출간된 새로운 공공의 도시시대는 도시만들기에 있어 새로운 공공의 역할을 다루며 도시권을 지원하는 광역도시권의 연대와 협력을 강조한다. 일본에서는 광역도시권내 도시간 서로 교류하고 협력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인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광역 도시권을 일체적인 권역으로 여기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도시민의 자연과 농촌에 대한 생활양식의 변화와 광역적 관광산업 등 공통관심사가 커지고 있어 광역 도시권을 하나의 권역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식량과 환경, 에너지의 의존성 증대, 재해발생 등 지역의 안전문제에 대한 광역적 대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광역권이 중시되는 이유이다.

일본의 광역도시권중에서 도시간 연대와 협력사업이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간사이 광역도시권이 이야기된다. 오사카, 교토, 고베, 나라 등과 같은 역사가 깊고 개성이 강한 도시가 많다. 민간주도하에 관광과 관련된 각 지역의 새로운 공공의 활동을 광역적으로 전개한 최초의 시도가 역사가도(歷史街道) 사업이다. 간사이 권에는 일본 국보의 60%, 중요문화재의 50%가 집중되어 있다. 역사가도 계획은 이 자원들을 활용하기 위한 광역적 협력사업이다.

1988년 교토좌담회에서 역사가도 만들기가 제안되어, 1991년 역사가도 추진협의회가 발족하고, 1992년 마스터플랜이 작성되었다. 협의회는 당초 26개 민간단체와 36개 행정단체로 발족하였는데, 2010년 4천명의 시민과 8개 부·현, 64개 역사적 지역, 124개 기업 등 217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간사이 역사가도 협력사업은 역사문화를 살리고 친숙한 지역으로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50개 지구에서 역사가도 모델사업을 지정했고, 역사적인 길, 건물, 하천, 안내표시의 정비. 걷기대회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역별로 공통된 역사테마를 설정하고 시민이 주체가 되어 행정과 협동해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역별로 점적인 개별 활동을 선으로 연결하는 지역협력 활동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광역관광을 진흥시키기 위해, 34개소의 광역안내시설 설치, 박물관의 광역적 협력사업, 20개 지역의 이야기꾼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다양한 사업방식으로 실시되고 있다. 해외 홍보를 위해 세계 각지에서의 포럼, 유학생 투어, 해외기자와 여행사 초청, 외국어 안내판, 10개 언어로 된 홈페이지 운영 등이 지역 간 협력을 통해 시행되고 있다. 세계 유산을 활용한 광역관광을 추진하기 위해, 2009년 간사이 세계유산과 대도시를 연결하는 루트가 제안되고, 고대부터 근세로의 시간여행을 하는 광역루트가 마련된다.

역사가도 사업이 시작된 지 20여년이 지났다. 광역적 사업이 활발하게 전개된 것은 기반시설 정비는 행정의 역할이었지만 프로그램은 민간의 역할이었다. 각 지역 현장의 관광은 각지의 새로운 공공이 담당하고 이들을 연계하는 협의회 사무국이 중간지원기능을 가지고 역할을 한다.

광역 협력사업에는 기본적으로 여러 어려움이 있다. 중간지원조직에서 민간과 행정이 협동하기 어렵다. 지자체마다 처한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사업에 필요한 지자체의 협력을 얻어내기가 쉽지 않다. 협의회의 재정충당과정에서 행정의 자금지원이 안정적이지 못하다. 지자체의 재원배분과정에서 광역사업에 우선순위가 밀리는 경향이 있다. 각 지역의 경계부에 있는 관광지의 경우 소외되는 문제가 나타난다. 그래서 광역적인 활동에서도 지역 간 걸쳐 있기 때문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을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이 제시되었다. 각 지역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공공의 활동을 활성화하는 것도 과제이다. 각 지역 주민의 활동을 네트워크화 하는 것은 관광객을 끌어오는 것은 물론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중요하다.

간사이 권에서는 많은 분야에서 광역적 연대와 협력이 오랜 기간 민간과 행정사이에서 실행되어 왔다. 각 지역과 도시, 각 분야를 새로운 공공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새로운 공공은 광역협력의 주체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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