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들려준 이야기들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충남 부여 송정마을 노인들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이 나왔다.

2015년부터 3년여간 충남 부여군 송정마을에서 진행된 '그림책 마을' 만들기 사업에 작가 최승훈(그림)·김혜원(글)이 쓴 ‘손이 들려준 이야기들’.

일흔을 훌쩍 넘긴 부여 송정마을 주민들의 손 그림과 인생 이야기가 실렸다. 주름 하나하나 세밀하게 묘사된 손 그림과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남긴 말들이 글로 옮겨져 있다.

책 속에는 삽자루를 불끈 쥐고 세상 풍파와 맞서온 손, 입 짧은 손자를 위해 읍내까지 가서 반찬거리를 사 들고 오는 손, 젊은 시절에는 자식들 입에 음식 넣어주느라 바빴지만 이제 자신을 위해 고구마 껍질을 까는 손, 야학에서 배운 한글로 출가한 딸에게 안부 편지를 쓰는 손이 있다. 수많은 주름이 만들어내는 음영이 인생의 빛과 어두움을 보여주는 듯하다. 누군가를 위해 묵묵히 일해온 거친 손의 모습들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이야기꽃. 40쪽. 1만5000원. 부여 박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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