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의 수입 냉동고추 최근 5년간 35% 물량 증가

(동양일보 엄재천 기자) 저가 수입 냉동고추의 물량공세로 국내 고추농가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0%의 관세를 물어야 하는 건고추, 고춧가루 등과 달리 수입 냉동고추는 관세가 27%에 불과해 저가수입이 가능하다. 이렇게 수입된 냉동고추는 국내에서 해동 및 건조과정을 거치면서 건고추와 고춧가루로 둔갑해 국내 고추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경대수(자유한국당·증평진천음성) 국회의원이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냉동고추의 수입물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최근 5년간 35%가 증가했고, 가공된 냉동고추는 국내산의 1/4 가격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냉동고추 수입량은 2013년 16만7836t에서 2017년 22만4655t으로 증가했다.

냉동고추를 건고추로 가공 후 판매하면 국내산 건고추의 24% 가격이고, 냉동고추를 고춧가루 가공 후 판매하면 국내산 고춧가루의 23% 가격이다.

이런 냉동고추의 저가공세로 고추자급률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최근 5년동안 고추생산량은 반 토막이 나면서 국내 고추산업기반이 붕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추생산량은 2013년 11만8000t에서 2017년 5만6000t톤으로 6만2000t(53%) 감소했다.

고추재배면적도 2013년 4만5360㏊에서 2017년 2만8327㏊로 1만7033㏊(38%) 감소했다.

고추자급률은 2013년 63.2%에서 2017년 36.1%로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대수 의원은 “국산고추를 외면하는 국내 식품업계 기업들 역시 고추농가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2016년 국내 기업들이 사용하는 전체 고춧가루의 국산 비중은 37.8%에 불과하다.

김치류에 사용하는 국산 고춧가루는 총사용량 1만2849t 중 약 7021t(54.6%), 고추장에 사용하는 국산 고춧가루는 총사용량 4611t 중 약 699t(15.2%), 면류(라면)에 사용하는 국산 고춧가루 총사용량 1114t 중 약 5t(0.4%) 만 사용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 의원은 “농정당국이 대책으로 내세운 국산고추 소비홍보나 원산지표시 단속, 대기업의 국산고추 사용 유도 등은 실적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어 보여주기식 탁상행정일 뿐”이라며 “냉동고추의 관세를 올리기 어렵다면 냉동고추의 사용 용도를 명확히 하고 국내산과 외국산 혼합사용을 금지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안들을 하루빨리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천·음성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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