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구 산업교통과 정준영

(동양일보 한종수 기자) 나에게는 늘 책과 더불어 사시는 아버지가 계십니다. 나는 지난 9월에 임용을 받은 애기 공무원입니다. 공무원 시험 합격 후 아버지께서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를 추천해 주셨습니다. 평소에 독서의 습관이 없었기에 다섯 권으로 이뤄진 한질의 목민심서는 지그시 나의 가슴을 누르며 아련한 통증을 주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 착한 아들이 되는 것은 내게도 기쁨이었으며, ‘좋은 공무원, 실패하지 않는 공무원이 되기 위한 첫 번째 단추를 어떻게 끼워야할지를 배운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들여 정독하게 되었습니다.

“백성을 사랑하는 근본은 아껴 쓰는 데 있고, 아껴 쓰는 것의 근본은 검소함에 있다. 검소해야 청렴할 수 있고, 검소해야 자애로울 수 있으니 검소함이야말로 목민하는 데 있어서 가장 힘써야 할 일이다.” 목민심서를 읽고 난 후 가장 기억에 남는 한 구절로 ‘욕심을 버리고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이치를 깨달아 스스로 자중하고 검소하게 생활할 때 청렴을 몸소 실천할 수 있겠다’는 교훈이 나의 뇌 기억 방에 자리하게 하였습니다.

‘A sound mind in a sound body.’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는 건강한 신체가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뜻으로, 정신이 신체를 지배할 수 있다는 ‘플라보시 효과’와는 상반되는 뜻이 될수 있지만 건강한 신체를 갖췄을 때 비로소 건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목민심서를 읽은 후 ‘아버지께서는 애기 공무원인 내게 청렴의 자세를 갖추게 하고 싶으셨나?’라고 자문을 하며, ‘무엇이 나를 그리 만들까?’생각하고 잠시 생각의 끈을 풀어 본 후 평소 운동, 자기관리 등을 통해 건강관리에 신경 쓰는 것 또한 공무원으로서 청렴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기, 계단으로 오르내리기 등 작은 것부터 실천 한다면 건강도 챙기고 기름 값이나 전기세를 아껴 엄마 토끼와 애기 토끼를 한 번에 잡아 오랫동안의 먹거리를 저장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첫 출근하는 날 ‘청렴의 ’문이 나를 맞았으며, 한 컵의 물을 가지러 가기 위해 다른 방으로 가는 문을 향했을 때는 ‘청렴의 거울’이 나의 시야를 사로잡았습니다. ‘너무 가식적이야. 이런 것 들이 나를 청렴하게 할 수 없어.’ 라며 혼잣생각을 하곤 옆에 있는 선배에게 그 거울이 왜 그 자리에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직원들이 수시로 거울을 들여다 볼 때 옷차림을 단정히 할 뿐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고 청렴에 대해 다시 한 번 다짐하자는 취지로 설치하였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곤 ‘그래! 영화를 시작하기 전 광고에 숨겨진 그림도 팝콘을 먹고 싶다는 욕구를 일으켜서 매점의 매출을 늘리듯 아주 간단한 문구지만 그 단어를 눈으로 빨아들이는 순간 나의 뇌는 청렴의식을 의식 깊은곳에 심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거울을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청렴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라도 청렴의 거울을 하나씩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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