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정래수 기자) 해외에서 걸려온 전화를 '010'번호로 조작해 국내에서 발신된 번호처럼 변조, 보이스피싱 사기에 이용한 일당이 검거됐다.

충남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보이스피싱 일당이 피해자들로부터 뜯어낸 현금을 인출해 해외에 있는 총책 등에게 전달한 혐의(사기)로 A(26) 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고 해외에서 전화를 걸더라도 휴대전화 발신자 정보를 '010'으로 시작하는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변환해주는 기계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달 23일 대구의 한 금융기관 ATM기에서 해외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일당이 '대출금을 저리로 전환해주겠다'고 피해자를 속여 입금받은 5000만원을 찾아 총책에게 전달하는 등 모두 140명으로부터 12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휴대전화 발신자 표시창에 일반 휴대전화 번호가 표시돼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해외로 도주한 일당 B(34) 씨를 지명수배하는 한편 나머지 공범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발신자 표시창에 일반 전화번호가 뜨더라도 계좌이체 등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며 "통장 및 카드 배송을 요구하거나 계좌이체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금융기관 대표번호로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래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