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조석준 기자=우리경제를 떠받치던 반도체 수출이 곤두박질치면서 내수 침체에 이어 수출마저 꺾일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경제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11월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50억6000만달러 흑자로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실적 둔화가 결정적이었으며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수출주력 전자제품 실적이 동시에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 결과 '어닝쇼크'라는 충격적 결과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10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줄었으며, LG전자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753억원으로 전년 대비 79.5%나 감소하는 등 증권가의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3분기 6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4분기에 4조원대로 이익이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0억6000만달러로 2017년 11월 74억30000만달러보다 31.9%나 감소했다. 지난해 4월 이래 7개월 만에 최소 수준이다. 반도체 실적 약화는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 D램 가격이 추가로 10% 이상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미 자동차, 조선 등 기존 주력 산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반도체, 스마트폰 등도 무너진다면 장기 불황의 늪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제를 비롯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되레 일자리 감소와 소상공인 등 민생경제 위기로 이어지는 역효과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과연 어떤 대응책을 마련할지 궁금하기만 하다.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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