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C 사고보고 2차례…증평농협, 농협중앙회에 보고 안해

(동양일보 김진식 기자) 증평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1억원 상당의 쌀 수매대금 횡령사건이 발생했으나 자체감사가 꼬리 자르기에 그쳤다는 논란이 일어 충격을 주고 있다.

20일 농협중앙회 충북지역본부와 증평RPC 관계자 등에 따르면 2016년 증평농협조합에서 쌀 수매를 담당한 A씨(43) 가 수매 자료를 부풀려 대금을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RPC 자체감사 결과 A씨는 2014년부터 3년여 동안 대금을 빼돌려 1억원 상당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RPC는 A씨의 금융계좌를 조사하고 시인서를 받아 증평농협 감사팀에 사고 보고를 했다. 증평농협은 인사위원회를 거쳐 A씨를 퇴직 처리하고, 퇴직금 등으로 횡령한 대금 3000여만 원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나머지 횡령 금액은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RPC 관계자는 "당시 증평농협에 2차례 사고보고를 했고, 횡령 금액은 1억 원에 달했다"며 "직원이 횡령한 금액 가운데 일부만 회수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증평농협은 조합에 손해를 일으킨 횡령 사건이 발생했으나 농협중앙회에 정식 감사를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르면 횡령 등 손실이 있는 중요한 사고 발생 때 즉시 농협중앙회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미수금에 대해 A씨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수사기관에 고발하지도 않았다. 자체감사로 조합에 손해를 미친 거액의 횡령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증평농협 조합장 선거와 관련, 기부행위 의혹을 내사 중인 경찰은 RPC 횡령 사건에 대해 세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농협중앙회 충북본부 관계자는 "해당 농협에서 사고보고를 해야 했는데, 정식으로 보고하지 않았다"며 "직원이 횡령한 수매대금도 모두 변상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증평 김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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