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품 유통 시 천연기념물 정이품송 원목 가치훼손 우려…방지 대책 마련 보은군에 주문

보은군 장안면 양묘장에서 자라고 있는 정이품송 자목들.
보은군 관계자가 장안면 양묘장에서 자라고 있는 정이품송 자목을 둘러보고 있다.

(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속보=충북 보은 속리산의 천연기념물 103호 정이품송 자목(子木)에 대한 분양이 재개될 전망이다.▶4월 1일자 2면·5일자 3면·22일자 2면

문화재청 관계자는 23일 “법률적 검토결과 ‘정이품송 후계목은 천연기념물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무방비 상태로 정이품송 자목을 일반에 분양할 경우 유사품 유통 등 천연기념물인 어미목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이에 대한 방지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이품송 자목을 일반에 분양하는 것은 천연기념물의 현상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다”며 “당초 허가목적인 종족보존의 취지도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최근 정이품송 자목 분양재개와 관련해 보은군과 협의를 갖고 일반분양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유사품 유통 방지를 위한 정이품송의 자목 인증서 발행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유전자검사를 통해 어미목과 자목의 DNA 일치율을 몇%까지 기준으로 정할지도 검토대상이다.

보은군은 문화재청과 협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이품송 자목 일반분양에 따른 부작용 방지책 마련에 착수했다.

군은 천연기념물 생물자원화 극비 프로젝트를 통해 10년간 정이품송과 정부인소나무 자목을 대량 육성한 후 지난달 식목일 기념으로 정이품송 자목 1그루에 100만원씩 일반에 분양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군은 유전자 보존을 위한 증식 목적으로 정이품송 솔방울 채취를 허가한 문화재청이 “당초 천연기념물 현상변경 허가 목적과 다르다”는 이유를 들어 판매 보류를 요청하자 분양을 중단했다.

보은군은 2010년부터 장안면 2개 마을 2.4㏊의 양묘장에서 정이품송 자목 1만그루와 정부인소나무 자목 1만1000그루 등 2만1000여그루의 자목을 철저한 보안 속에 키워왔다.

보은군관계자는 “정이품송 자목 유사품 유통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유전자검사를 통한 인증서발행 계획을 세웠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이품송 자목 유사품이 유통되면 천연기념물인 어미목의 가치가 크게 훼손될 뿐만 아니라 천연기념물 생물자원화 프로젝트 자체가 무력화될 수 있다”며 “제도적으로 철저한 보안장치를 마련한 후 분양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은 이종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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