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3건 일치…1차 조사에선 ‘혐의 부인’
경찰 “수사계속”…공소시효 끝나 처벌 못해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1980년대 후반 전국을 공포에 몰아넣고 국내 범죄 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경기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1994년 청주 처제 성폭행 살인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이춘재(56)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9일 공개 브리핑에서 “용의자 이씨의 DNA가 화성사건 중 3차례 사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전체 10건 중 5차(1987년 1월), 7차(1988년 9월), 9차(1990년 11월) 사건이다. 이 가운데 9차 사건에서는 피해여성의 속옷에서 이씨의 DNA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1994년 청주에서 처제(당시 20세)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현재 부산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경찰은 그러나 “용의자가 50대 남성 이모씨이고,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인 것만 확인해 줄 수 있다”며 이씨 신상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씨는 경찰 1차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국과수와 함께 DNA 감정을 이어가는 한편 57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편성,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이 사건은 2006년 4월 2일 마지막 10차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돼 이씨가 이 사건의 진범으로 드러나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경찰은 향후 수사가 마무리되면 고소권 없음으로 이씨를 송치할 방침이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6년 동안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반경 2㎞ 안에서 발생한 10건의 연쇄살인사건이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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