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축 물량 몰려 집단폐사 가능성도

[동양일보 정래수 기자]충남 홍성 한 도축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접수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확진 판정이 내려질 경우 홍성군을 비롯해 국내 사육 돼지의 5분의 1을 책임지고 있는 충남 일대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29일 충남도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 충남 홍성군 광천읍의 한 도축장에서 ASF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전날 오후 1시께 도축장 검사관이 도축 예정인 돼지 88마리 중 19마리가 폐사한 것을 확인해 방역당국에 신고한 것이다. 폐사한 돼지는 홍성군 장곡면 소재 돼지농가에서 출하됐다. 돼지 2800여마리를 키우는 이 농장의 반경 500m 이내에는 12개 농가가 3만4000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ASF가 수도권 이남 지역서 의심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농가와 방역당국은 크게 긴장하고 있다. 충남 1143개 농가가 키우는 돼지는 올 2분기(4~6월) 기준 230만4000여 마리로 전국 사육돼지의 20.3%에 이른다. 전국 최대 돼지산지다. 이 가운데 홍성군은 328개 농가에서 돼지 58만4000여 마리를 사육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사육돼지 수가 가장 많다. ASF 확산 시 양돈산업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충남도는 이날 양승조 지사 주재로 ASF 긴급 방역 대책회의를 갖고 의심신고 돼지의 정밀검사 결과를 상정한 후속 방역 대책을 논의했다.

도는 검사 결과에 따라 ‘양성’ 판정 시 발생농장 및 반경 500m내 농장 살처분 및 도축장을 폐쇄할 방침이다. ‘음성’ 판정 시 동물위생시험소에서 폐사원인 확인을 위한 병성 감정을 실시할 계획이다.

양승조 지사는 "정밀검사 결과에서 양성이라면 신속한 살처분 및 매몰조치를 통해 확산에 의한 피해는 단 한 개 농가도 줄여야 할 것"이라며 "홍성군과 긴밀히 협의하고 협조해 지원체계를 구축해달라"고 말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검사결과가 29일 밤늦게 나올것으로 예상된다 "며 "ASF가 다양한 원인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을 점검하면서도 도축 물량이 한꺼번에 몰려 돼지가 폐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정래수/홍성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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