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의전원 이전 문제, 총장 서명문서 정당 지역위 전달 ‘비상식적 행위’

[동양일보 윤규상 기자]최근 건국대 의전원 충주 이전 문제와 관련해 이 대학 구성원들이 총장 규탄 성명을 발표,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건국대 교수협의회와 이 대학 노동조합은 30일 성명을 발표하고 민상기 총장의 최근 행보를 ‘비상식적’이라고 규정하고 이 같은 행위를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민 총장은 의전원 수업·실습을 충주에서 진행하고 의과대학 전환을 골자로 한 문서를 민주당 충주지역위 맹정섭 위원장에게 전달했다”며 “절차를 무시하고 학교 주요 사안을 약속하는 문서 전달 행위는 매우 비상식적”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민 총장은 의전원 이전 문제를 놓고 충주시장과 만나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시장과의 공식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며 “이후 특정 정당 지역위원장에게 본인 서명이 담긴 문서를 전달, 총장이 정파적 다툼에 나선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총장 서명 문서에는 ‘건국대 의전원 운영을 편법으로 규정한다’는 해당 단체 지적을 아무 설명 없이 시인하는 내용이 있다”며 “이처럼 비상식적이고 부끄러운 행태를 보인 총장에 대해 대학 모든 구성원은 굴욕감과 절망감을 통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단체는 “의전원 의과대학 전환과 충주에서 수업·실습 결정은 매우 중대한 교육정책 사안”이라며 “총장은 내부적 협의와 공감대 형성 없이 서둘러 특정 정당 지역위 주장을 그대로 따르는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여 그 진의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태조사 중인 교육부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민 총장은 어떤 이유로 그런 문서를 작성한 것인지, 자발적으로 전달한 이유가 무엇인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앞서 이 대학 민상기 총장은 지난 23일 건국대 의전원 이전 문제에 대한 입장을 충주글로컬캠퍼스에서 기자회견 형식으로 발표한다고 언론에 통보했다가 돌연 취소하고 당일 민주당 충주지역위를 방문했다.

민 총장은 이날 충주지역위를 방문한 자리에서 건국대 의전원 충주 복귀와 의과대학 전환을 약속하는 내용으로 작성한 총장 명의 문서를 맹정섭 위원장에게 전달, 일각에서는 정치적 행보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민 총장은 논란이 일자 ‘의전원 관련 입장 표명을 충주지역위가 요구해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건국대와 학교법인은 민 총장 처신이 부적절했다고 보고 징계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민주당 충주지역위도 30일 자유한국당 이종배 국회의원과 조길형 시장에게 충북대병원 충주분원 유치를 ‘의료농단’으로 규정하고 해명과 사과를 요구,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충주지역에서는 의료관련 문제가 정쟁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충주 윤규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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