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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 김세연 의원 틀린 말 하나도 없다
동양칼럼/ 김세연 의원 틀린 말 하나도 없다
  • 김영이
  • 승인 2019.11.19 2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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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동양일보 김영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지난 휴일 한국 정치 지형에 큰 울림이 있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이 그것이다.

이들의 불출마 선언 전에도 몇 명의 정치인들이 총선 불출마 선언과 중진들의 용퇴를 촉구하기는 했다. 그럼에도 그들의 외침보다 이들 두 사람이 더 주목받은 것은 이들의 절규가 구구절절 와 닿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 금정구 출신의 3선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충격과 함께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다른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도 큰 용기가 필요했겠지만 그보다도 김 의원에게 더 관심이 가는 이유는 그가 합리적, 개혁적 성향의 젊은(47세)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아서다. 아버지(고 김진재 의원·5선)의 후광 덕도 봤고 부산이라는 정치 색깔 덕도 봤겠지만 훤히 보이는 4선 고지 점령을 포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단이다. 당내 3선 의원 중 첫 불출마 선언은 당내 중진, 그중에서도 깃발만 들면 당선이라는 영남권 의원들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정치라는 맛과 멋을 알만한 한창 나이인 김 의원이 앞장서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놀랍지만 더 놀란 것은 그의 불출마 선언문에 담긴 내용이다. 누가 봐도 틀린 말 하나 없어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이라면 한번쯤은 정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한마디로 ‘한국당 생즉사(生卽死)’다. 한국당은 수명을 다했다고 했고,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동반퇴진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생명력을 잃은 좀비같은 존재라고 손가락질 받는다”며 통렬한 자성을 했다.

이어 “조국 사태가 마무리된 이후에는 오히려 격차가 빠르게 더 벌어졌다. 이것이 현실이다. 한마디로 버림받았다. 비호감 정도가 변함없이 역대급 1위다. 감수성이 없다. 공감능력이 없다. 그러니 소통능력도 없다. 사람들이 우리를 조롱하는 것을 모르거나 의아하게 생각한다. 세상 바뀐 줄 모르고,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일갈했다.

김 의원은 “창조를 위해서는 먼저 파괴가 필요하다. 깨끗하게 해체돼야 한다. 완전한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서 “대의를 위해서 우리 모두 물러나야 할 때다. 우리가 버티고 있을수록 이 나라는 더욱 위태롭게 된다”며 한국당 해체를 주장했다.

예상한 대로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큰 반향을 몰고 왔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며 이번 기회에 쇄신과 개혁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한국당 지도부는 용퇴요구를 사실상 거부했지만 보수정당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먼저 불쏘시개로 던진 김 의원을 응원했다.

보수언론들마저도 하나같이 나라를 걱정하는 모든 사람의 생각이 김 의원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전폭적 공감을 나타냈을 정도다.

그러나 당내 중진 등 기득권 세력들은 김 의원의 주장에 마뜩찮아 한다. 가뜩이나 험지 출마하라는 초재선 의원들의 공개적 압박에 심사가 뒤틀린 판에 김 의원의 강도 높은 자기 반성이 나오자 불쾌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특히 영남권 중진의원들은 “당을 해체하라는 사람이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직을 내려놓지 않고 지키겠다는 것은 넌센스”라고 비판했다.

반면 격전지가 될 수도권 의원들은 김 의원의 충정 어린 불출마 취지를 왜곡시키면 필패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김 의원이 지적한 것처럼 당 해체까지는 현실상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그에 못지 않은 당 쇄신 없이는 승리할 수 없다는 절박감이 묻어난다.

적당히 두루뭉술하게 이합집산해 표나 얻겠다고 한다면 김 의원 말대로 역사의 민폐만 끼치고 마는 정당이 될 것이다.

여당인 민주당도 김 의원의 선언문에 적잖이 충격받았다고 한다. 김 의원의 현 상황 직시가 결코 남의 집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낡은 과거와 과감히 결별하지 않고 적당히 기득권을 움켜쥐고 변화를 거부한다면 여당이든, 야당이든 역사 뒤안길로 도태되는 길 뿐이 없다.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 김 의원이 정치권에 던진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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