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가 지난 11일부터 10여 일 간 벌인 충북도교육청과 직속기관의 행정사무감사가 위원들의 꼼꼼한 질의로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충북도민 대의기관 도의회 본연의 업무인 견제·역할이어서 새삼 놀랄 일도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 제 역할에 소홀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도의회 교육위는 지난해 행정사무감사 당시 새로운 문제점에 대한 지적보다는 이미 국회 국정감사에서 거론된 사항들에 대한 반복 질문과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을 점검하는 형식적인 감사에 머무르면서 ‘맹탐 행감’과 ‘오락가락 행감’이라는 비난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오명을 벗기 위해 올해 행감에서는 부실자료 제출 등을 놓고 잘잘못을 따져보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임했다.

특히 감사 첫날인 지난 11일 괴산증평·진천·음성 교육지원청의 감사를 마친 뒤 유수남 감사관이 도의회 회의장에서 교육청 직원들에게 호통을 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면서 험난한 행정감사에 불을 지폈다.

이 사건 이후 추가자료 제출 요구가 봇물 터지듯 이어졌다.

도교육청 감사 첫날인 21일 ‘자료부실’을 지적하는 등 의원들의 잇따른 의사진행발언 등으로 교육위원장이 ‘감사 중지’를 선언하는 등 기선잡기를 시도했다.

감사 시작에 앞서 박성원 도의원이 “행감 기간 누누이 지적한 자료 부실 원인의 시작점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유감 표명이 있고 나서 시작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어 감사가 중지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 여파로 감사를 시작하지도 못한 채 30분간 감사가 중지됐다가 홍민식 부교육감이 사과하면서 마무리됐다.

감사를 받는 교육계 내부에서도 위원들이 지난해와 다르게 자료를 꼼꼼하게 살피는 등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고 수긍하기에 이르렀다.

서동학 부위원장은 학교의 허술한 보·차도 분리 문제점부터 부실한 행감자료 제출, 고교의 교육경비 서열화 문제, 특성화고 취업률 급락 원인, 급식소조차 갖추지 못한 특수학교 문제, 4차례나 변경된 지구단위계획 등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이숙애 위원장은 충북학생수련원 제천분원 현대화사업과 관련 ‘졸속 행정’을 지적해 도교육청의 내부감사 착수를 이끌어 냈다. 황규철 의원은 기관장과 학교장의 무분별한 출장 관행을 꼬집었다.

행정사무감사가 지적으로 끊나서는 안 된다. 지적사항에 대해 답변만으로 넘기지 말고 문제의 본질을 알고 진정성 있는 문제의식으로 책임감을 갖고 개선해 나가도록 끊임없이 견제와 감시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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