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지난 14일 경북 군위에서 '블랙 아이스((Black Ice)'에 의한 대형 추돌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충북지역 도로 곳곳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잇따랐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28분께 영동군 심천면 심천리 도로를 달리던 화물차가 결빙된 노면에 미끄러지면서 뒤집혔다.

이 사고로 화물차 운전기사 A(48)씨가 다쳐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이날 오전 8시 52분께 영동읍 봉현리 도로를 달리던 택시는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전복됐고 오전 9시께 세종시 부강면 문곡리 도로에서도 차량 2대가 블랙 아이스에 미끄러져 추돌해 5명이 다쳤다.

앞서 이날 오전 4시41분께 경북 군위군 상주-영천고속도로 상·하행선에서는 블랙 아이스로 인해 차량 30여대가 추돌하면서 약 30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형사고가 났다.

블랙 아이스는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서 녹았던 눈이나 비가 얇은 빙판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이날 오전 충북에 내린 비의 양은 추풍령 2㎜, 청주 대청 1㎜, 보은 0.7㎜, 옥천·음성 0.5㎜, 충주·제천 0.2㎜ 등으로 살짝 내렸지만 낮은 기온으로 살얼음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블랙 아이스는 아스팔트 색이 그대로 투영돼 운전자가 육안으로는 식별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겨울철 '도로의 암살자'로 불린다. 도로의 그늘진 곳이나 고지대, 결빙에 노출된 교량이나 고가 차도에서 자주 생긴다.

블랙 아이스가 있는 도로는 일반도로보다 제동 거리가 10배 안팎, 눈길보다도 6배 더 길어져 사고가 날 경우 대형참사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블랙 아이스 구간을 지날 땐 급제동이나 가속, 핸들 조작 등이 재앙을 부를 수 있는 만큼 앞뒤 차량과 충분한 거리를 유지한 채 저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한다.

하지만 운전자의 안전의식만으로 이번 사고와 같은 참사를 예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교통 당국과 도로공사는 유사한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전국 고속도로 구간을 조사해 당장 예방조치에 나서야 한다.

위험 구간에 표지판을 세워 감속 운전을 유도하고 상습 사고 구간엔 열선을 까는 등 근본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최근 5년간 블랙 아이스 때문에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500명이 넘는다고 한다.

겨울철 블랙 아이스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서행 등 안전운전 습관과 다양한 교통안시설이 갖춰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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