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문학관 VS 신동문문학관, 엇갈린 의견 ‘팽팽’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청주시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공립문학관 명칭을 두고 지역 문학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지명을 넣어 ‘청주문학관’으로 할 것인지, 작가명을 붙여 ‘신동문문학관’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엇갈린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

대표적으로는 청주문인협회가 ‘청주문학관’을, 딩하돌하문예원이 ‘신동문문학관’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잇따라 열린 토론회를 통해 문학관 명칭에 대한 각각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청주문인협회는 지역 전체를 조망하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작고 문인 뿐 아니라 현재 활동중인 지역 문인들의 사료까지 정형화해 과거와 현재를 수집할 수 있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공립문학관이 청주문학관이라는 명칭으로 개관해 청주시민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지역의 인프라를 이어줄 수 있는 다기능 공간으로 구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항복 소설가는 ‘청주문학관’ 건립에 관한 정책토론회에서 “인쇄문화의 도시, 교육의 도시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86만명의 대도시 청주는 안타깝게도 문학관이 없어 문학관 건립이 절실하다”며 “지역 문학관은 지역작가들의 종합문학관이고 공적인 시설이자 후세를 위한 교육시설이 돼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청주 출신 작고 문인들을 비롯해 향후 청주를 빛낼 후배 문인들을 위해서라도 ‘청주문학관’ 명칭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딩하돌하문예원은 훌륭한 문학인을 기리고, 그의 문학을 통해 새로운 문학을 지향하는 주체로서의 문학관은 세계적인 추세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들은 전국에 있는 기존의 거의 모든 문학관이 작고 문인 중심인데다가, 문학관은 그 지역 사회의 문화적 자긍심과 문화적 향상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국 문단에 독특한 족적을 남긴 고 신동문 시인을 철저히 고증해 그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 뿐 아니라 연구자료, 타인과의 편지, 작품을 모티브로한 연극, 영화, 음악, 무용과 같은 공연예술작품의 제작 등 기획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다채로운 공간 구성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임승빈 충북예총 회장은 충북학포럼에서 “문학관 명칭은 두말할 것도 없이 개인이나 그 개인의 대표적인 작품명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방자치단체의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구체성의 결여로 인해 자긍심 자체가 막연해 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예를 들어 ‘청주엔 청주문학관이 있다’라는 말과 ‘청주엔 신동문문학관이 있다’라는 말의 차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청주시는 사업비 68억9500만원을 투입해 상당구 문의면 남계리 564-4번지 일원에 부지면적 1만2438㎡, 연면적 1200㎡ 규모의 (가칭)신동문문학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1전시실은 신동문 시인의 작품 전시와 문학적 업적, 문학활동 등 소개하고 2전시실은 신동문 시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스토리텔링 공간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가칭)신동문문학관으로 계획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확실하게 정한 것이 아니다”며 “지역 문학계의 충분한 공론을 거쳐 명칭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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