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 제품 중 7개 제품 민감도 떨어져

임신테스트기의 오류를 혁신적으로 개선한 에이디텍㈜의 병원용 임신테스트기인 ‘hCG-2 ETC’(사진 위)와 일반용 임신테스트기 ‘hCG-2 ETC’의 모습.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임신 여부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임신테스트기 중 일부 제품의 민감도가 떨어져 부정확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일반용 13개, 조기진단용 10개 등 23개 임신테스트기 제품을 조사한 결과 7개 제품(30.4%)의 민감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이들 7개 제품은 임신지표물질을 검출할 수 있다고 표시된 검출한계(농도) 시험에서 음성으로 나오거나 양성으로 판독하기 어려울 정도로 약한 반응을 나타내 조사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조사 기준은 미국 식품의약처(FDA) 지침과 임상검사표준연구소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으로, 제품별로 임신지표물질을 검출할 수 있다고 표시된 최소농도에서 시료 수의 95% 이상이 양성 반응을 나타내야 한다. 또 조사대상 중 조기진단용 제품(생리예정일보다 4~5일 먼저 임신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제품) 10개 중 4개 제품은 '99% 이상 정확도'와 '4~5일 전 확인'이라는 문구를 혼용하고 있어 소비자가 생리예정일 4~5일 전에 사용해도 99% 이상 정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다. 생리예정일 4~5일 전에는 임신지표물질 농도가 낮아 임상적으로 정확도가 높지 않다.

소비자원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업체에 민감도가 떨어지는 제품을 자발적으로 회수하고 판매를 중단할 것과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표시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지난해 9월 청주 출신의 장진동 에이디텍㈜ 대표가 임신테스트기의 오류를 혁신적으로 개선해 정확한 임신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임신진단키트 개발에 성공, 병원용(ECT)에 이어 일반용(OTC)를 출시했다. 앞서 지난해 7월 국내 특허 출원을 완료한 에이디텍㈜의 신기술 임신테스트기인 ‘hCG-2 RAPID KIT’는 hCG(Intact hCG) 한 가지 표지자만으로 임신 여부를 판정하는 기존 임신테스트기와 달리 세계 최초로 기존 hCG 표지자에 β core fragment hCG를 추가해 정확도를 크게 높였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임신을 하면 수정란이 자궁벽에 착상한 이후 hCG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일반 임신테스트기는 이 hCG만을 검출해 대조선과 검출선 두 줄이 동시 발색하면 임신이라고 판정했다. 그러나 ntact hCG 호르몬이 미량이거나 고농도일 경우에는 hCG검출선이 발색이 되지 않는 후크 현상이 발생해 실제 임신임에도 불구하고 임신이 아니라는 위음성(False Negative) 에러가 발생해 왔다.

장진동 에이디텍㈜ 대표는 “병원 응급실에 가임기 여성이 입원하게 되면 우선 소변으로 간이 임신테스트를 통해 음성(비임신)이면 수술, 초음파 혹은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진행하는데 간혹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며 “자칫 산모뿐 아니라 태아 또한 상해를 입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정확한 임신테스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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