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계획된 건물에 ‘동사무소 끼워넣기’... 청소년들 반대

공주시가 청소년수련원 등이 포함된 복합커뮤니티센터를 짓기로하고 추진중인 구 KBS건물터. 시민이 현장을 가리키고 있다.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공주시 신관동 구 KBS부지(총 면적 6500m²)에 건립키로 한 복합커뮤니티센터를 두고 청소년들과 유관 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시가 당초 계획과 달리 생활SOC 시설이 포함된 신관동 행정복지센터의 병행 신축을 추진하자 전용 공간 축소가 우려된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다.

시는 지난 5일 홈페이지에 현 시설의 노후와 공간 협소를 이유로 행정복지센터도 함께 신축할 계획이라며 주민의견 조사 설문지를 올렸다.

사실을 확인한 청소년들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SNS에서 “행정복지센터가 들어설 경우 청소년 전용 시설이 쪼그라 들 것이 뻔한데 왜 당사자들의 의견은 듣지 않고 어른들끼리만 결정하느냐”는 불만을 터트린다.

수련관은 청소년활동진흥법(17조)과 동 시행규칙(8조) 등에 따라 건축면적 1500m² 이상의 규모에 △150인 이상 수용가능한 실내외 집회장 △150m² 이상의 실내체육시설 △2개소 이상의 자치활동실 △특성화수련활동장 △1개소 이상의 상담실, 휴게실, 지도자실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대강당과 넓은 댄스연습실, 요리실, 미디어 스튜디오, 음악실, 회의실 등도 필수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법적 기준에 맞춰 시설을 지을 계획이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종류만 맞췄을뿐 실제 활용 공간이 협소할 경우 있으나마나 한 시설로 전락할수 있다.

시의회 정종순 의원은 “공간이 좁아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청소년들이 활용을 기피할 것”이라며 “완공 후 리모델링 하는 등의 뒷북을 치기 전에 제대로 지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들만의 보금자리’를 기대했던 청소년들이 어른들과 같은 공간에서 지낼 경우 받아들여야 하는 심리적 제약과 불편함도 반발의 큰 이유다.

공주시 모 고교 2학년 A군은 “청소년 시설에 어른들이 함께 있으면 말, 행동, 복장 등 하나하나 신경쓰이고 괜스레 주눅들어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라며 “자유분방한 공간에서 마음껏 숨쉬고 우리만의 시간을 즐길수 있는 독립 공간으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밝혔다.

여론을 접한 공주시는 고민중이다.

청소년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행정복지센터를 포기할 경우 신관동 주민들은 불편을 계속 감수해야 한다.

행정복지센터를 다른 곳에 별도로 신축하게 되면 복합건물에 짓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커진다.

수련관과 행정복지센터의 건물 동(棟) 자체를 분리한다 해도 20~30%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다만 시는 이 방안을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보고 있다.

수련관 신축비용은 약 22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시는 올 중반기에 턴키방식으로 착공, 2022년 초에 완공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중”이라고 밝혔다. 공주 유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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