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맞아 조직 및 개인역량 여실히 드러나
좌천성 보직인사가 오히려 '득' 주는 아이러니한 상황

[동양일보 한종수 기자]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여념없는 청주시가 상반기 정기인사를 앞두고 고민에 쌓였다.

예기치 못한 국가적 재난을 맞아 초기 대응과정에서 조직 및 개인역량이 여실히 드러나면서 민망한 모습을 보인 시는 이번 인사를 통해 긴장과 활력을 불어 넣는다는 계획이지만 인사폭이 대규모로 예상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모양세다.

40여명에 가까운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뒤로 물러나면서 웬만한 고참급 6급 팀장은 사무관 승진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보니 보직이동과 승진 등 인사를 통해 경고를 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근무성적평정과 연공서열 등을 고려해 단행했던 시의 인사 스타일을 경험한 공직사회는 이번 인사에서도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게 중론인 가운데 시도 이번 만큼은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하늘이 두 쪽 나도' 승진에 변수가 없는 각 직급별 우선 순위자들은 뒤로 가던 앞으로 가던 서울 가는데 전혀 지장이 없기에 태평성대다.

문제는 이들의 예상대로 '울며 겨자 먹기'로 어쩔 수 없이 승진을 시켜도 후속 보직인사가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개인 역량을 고려해 업무 강도가 비교적 약한 부서장으로 임명하면 시간적 여유에서 오는 스트레스 감소 등 오히려 '득'을 주는 꼴이고, 주요 부서는 도저히 믿고 맡길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다.

여기다 상생협약에 따라 옛 청주시와 옛 청원군으로 이분화 해 인사가 단행되다 보니 '한 지붕 두 가족'에서 오는 출신별 박탈감은 조직의 화합에 악 영향을 미치며 분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일하는 공직사회 풍토조성을 목표로 기피부서 인사가점 등 각종 시책을 추진하고 있는 청주시지만 공직사회에 깊게 뿌리 내린 '기회주의'를 발본색원 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어쨋든 시는 코로나19로 운영을 일시 중단한 지방자치인재개발원의 교육 일정 재개 시점에 맞춰 조만간 사무관 승진 및 서기관 승진 등을 포함한 상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인사를 통해 상벌을 확실히 해야 하지만 조직 여건 등 현실상 여의치 않은 면이 분명히 있다"며 "모든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는 인사는 어렵지만 묵묵히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직원이 우대 받을 수 있는 인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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