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오늘(28일)은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100일째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뒤 여러 고비 끝에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0일째 10명 안팎으로 안정되는 추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잠재 요인과 사태 장기화 가능성 탓에 안심할 수 없는 국면의 연속이다.

대구 10대 남성이 확진 며칠 전에 부산의 클럽에 갔었는데 당일 클럽에 500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드러나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코로나19 완치 후 다시 양성으로 판정받은 재양성자도 263명이나 된다.

지난 21일 재양성자(11명)가 신규 환자(9명)을 추월하더니 24일에는 재양성자(22명)가 신규 확진자(10명)보다 훨씬 많았다.

방역 당국은 최대 위험요소는 느슨해지는 사회적 분위기라며 경계심 유지 당부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3월 22일 시작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 19일 일부 완화됐지만, 연휴가 끝나는 다음 달 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이유다.

정부가 초·중·고교 등교 개학과 관련 다음 달 중순 상급학교 진학을 준비하는 고3·중3 학생들을 먼저 등교시키고 이후 순차적으로 등교하는 방법을 검토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이들의 안전은 그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기약없는 코로나19의 종식을 기다리며 학생들을 계속 집에만 묶어둘 순 없는 노릇이다.

현재 수준의 안정적 관리가 유지되고 다른 분야가 일상으로 복귀한다면 등교도 조심스럽게 추진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당국이 아무리 긴장한다고 해도 현장에서 수칙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모든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인내심을 잃지 말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지속해서 발휘해야 할 때다.

여행과 야외 활동 적기인 요즘 30일 부처님오신날부터 5월 1일 근로자의 날, 주말, 어린이날(5일)까지 이어지는 징검다리 황금연휴 6일간이 특히 주목된다.

이 기간 제주행 항공권 예약률이 80%를 훌쩍 웃돌고 전국 리조트·호텔 등의 예약률도 70~90%에 이르는 등 많은 사람이 이동할 것으로 보여 4·15 총선에 이어 국내 방역체계가 또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로 피로감이 쌓인 상황에서 연휴 분위기에 휩쓸려 거리두기가 느슨해질 경우 집단감염이 재현될 수 있다. 별 증상이 없는 감염 초기부터 큰 전파력을 갖는 코로나19의 특성상 '조용한 전파'가 언제든 고개를 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무증상 환자 비율도 상당히 높아 국내에서도 실제 환자 규모보다 파악된 확진자 규모가 당연히 작을 것이라는 당국의 분석에 유념해야 한다.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현실을 끝까지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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