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사람들은 기부금을 낼 때 ‘정말 좋은 곳에 쓰여지길’ 바라며 마음을 담아 전한다. 자신이 조금 덜 쓰고 아껴서 누군가 행복해 진다면 그걸로 기쁨을 얻는다. 기부의 가장 원초적인 심리이자, 모든 기부를 가능케 하는 힘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국회의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인권운동 과정에서 후원금을 유용한 의혹 등이 크게 불거지면서 많은 국민들을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옆나라 일본은 ‘얼씨구나’ 신이 났다.

이 때문에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야권과 여러 시민단체에서 윤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얼마전 윤 의원은 오랜 침묵을 깨고 입을 열어 그동안 제기된 갖가지 의혹에 대해 해명과 입장을 내놨다.

윤 의원의 해명은 대체로 각종 의혹은 반박하고 부인했다. 또한 의원직을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점도 확실하게 밝혔다.

윤 의원은 가장 큰 의혹이라 할 수 있는 기부·후원금 유용 의혹에 대해 전체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모금이 1992년부터 3차례 있었는데 모두 피해자들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일부 금액이 모금 목적과 달리 사용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유용한건 아니라고도 했다. 안성쉼터 의혹과 수원 아파트 구입자금 의혹도 사실과 다르다고 거듭 밝혔다.

다 좋다. 본인이 그렇다면 명확한 사실이 확인되기 전까지 의혹만으로 감놔라 배놔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윤 의원의 주장일 뿐이어서 객관적 자료 등을 통해 분명한 검증이 필요하다는건 윤 의원도 충분히 이해할 것으로 본다. 또한 그를 일단 믿어보자며 사퇴에는 선을 긋고 있는 민주당도 검증에는 동의할 것이다.

검찰 조사를 통해 모든게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 또한 수사를 통해 허위나 부적절한 사실이 드러나면 의원직 사퇴 등 스스로 모든 책임을 지는 진정한 공인의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

그동안 기부문화에 동참했던 많은 국민들, 좋은 일이라면 마다 않고 참여 했던 순수한 기부자들의 하나같은 한탄은 “내가 낸 돈 어디로 갔나?”로 모아진다. 허탈감의 표현이다.

오죽하면 기부금 반환소송이라도 낸다고 난리일까.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는건 불행한 일이다.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지탱해 주는 기부문화가 윤의원 때문에 차갑게 식는다면 그 책임 또한 무겁게 받아들어야 한다.

추가로 바라건대, 수사나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윤의원이 했던 해명에 허위 사실이 있었던게 드러나면 즉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이것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책임있게 나서야 할 사안이다.

윤의원 본인이 해명하는 자리에서 잘못이 있다면 책임지고, 특히 의원직을 핑계로 회피하지 않겠다고 한 말, 반드시 지킬 것으로 믿는다.

많든 적든 기부금을 내며 이웃을 먼저 생각했던 모든 국민들이 이번 일로 상처받은 가슴을 조금이라도 추슬러 그동안 긴직하고 있던 아름다운 마음은 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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