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원 포도다래연구소 연구사

정창원 포도다래연구소 연구사

[동양일보] 몇 년 전 BTS가 빌보드차트 1위를 하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기생충’이 작품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화 산업의 위상을 드높였다. 최근에는‘오징어게임’, ‘킹덤’ 등의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 수준이 한층 높아진 것이 실감 난다. 이러한 한류를 우리 농업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수출은 제품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2021년 우리나라 농산물 수출은 7543만 달러로 2012년 4785만 달러에 비해 56% 상승했다. 이 중 10년 전에 비해 수출이 크게 증가한 품목은 포도다. 포도 수출액은 2012년 1백만 달러에서 2021년 3700만 달러로 37배가 늘어났다.

포도 수출의 일등 공신 ‘샤인머스켓’은 육질이 단단하고 저장성이 좋아 장거리 운송에 유리하며, 당도와 향, 식감이 우수해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인기가 높다. 앞으로 포도 수출이 더욱 활성화되면 K-푸드 한류를 이끄는 선봉장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포도 수출 활성화를 위해 한류를 이끄는 BTS의 성공 요인을 참고하면 어떨까? BTS는 세계인을 겨냥한 글로벌 전략(Global)과 최적의 트레이닝(Training) 시스템, 소셜미디어(Social media)를 통한 강력한 팬덤 형성 등 일명 ‘G·T·S 전략’이 통했다고 한다.

포도 수출도 글로벌 전략, 최적의 농업인 교육 시스템, 소셜미디어를 통한 판매로 G·T·S 전략’을 세워 보자. 우선 수출 국가의 소비 성향을 고려해 포도 크기와 당·산도를 설정한 품질 규격화와 현지화 전략을 위해 포장재와 브랜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포도 수출 개별 농가에 맞는 컨설팅과 교육(Training)을 통해 상품성 향상을 위한 최적의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농가 맞춤형 지원 사업을 꾸준히 전개한다면 우리 포도의 우수성을 한층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ocial media)를 통해 K-그레이프(K-grape)를 홍보하여 우리나라 포도의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G·T·S 전략’과 더불어 포도 수출 확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저온 체계 유통구축사업 지원이다. 포도 중 샤인머스켓의 재배 면적 비율은 ‘22년 38.6%를 차지해 캠벨얼리의 재배 면적을 앞지를 전망이다. 샤인머스켓의 재배 면적 확대는 생산량의 빠른 증가와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수출 증대를 통해 샤인머스켓의 국내 출하량을 조절해야 한다.

우리나라 포도 수출량 중 69%는 중국, 홍콩, 베트남이 차지한다. 현재 국산 포도 수출의 가장 큰 경쟁자는 중국이다. 중국도 샤인머스켓 재배가 많이 늘어 생산량이 우리나라의 50배나 된다. 중국의 샤인머스켓은 생산량은 많지만 저온 저장 시설이 거의 없어 국산 샤인머스켓을 저장한 후 중국 샤인머스켓의 출하 시기를 피해 수출을 하면 수출량을 증대시킬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한류는 우연히 만들어낸 기적이 아니다. 고도의 역량 집중과 마케팅 전략을 통해 이루어낸 결과물이다. 한류에서 배울 점을 적극 활용한다면 국산 포도의 세계화를 이루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정부, 농업인, 유통 기업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한다면 머지않아 전 세계에 한국 포도 한류의 바람이 전해질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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