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공연수준‧숙박 부족 등이 주요 원인…'관람’ 위주 ‘참여’ 전환 필요

많은 인파가 흥타령춤축제 거리퍼레이드 공연을 즐기고 있다.<천안시 제공>

[동양일보 최재기 기자] ‘천안흥타령춤축제’가 대한민국 대표 춤 축제, 문화체육관광부 우수축제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동네 잔치'로 전락하고 있다.

관람객 10명 중 8명 이상이 천안시민으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축제 프로그램 참가자와 관계자를 제외하면, 실제 외지 관광객은 한 자릿수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흥타령춤축제 2022' 평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21일~25일 천안종합운동장 일원에서 열린 축제가 관람객 86만여명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치러진 이번 축제는 ‘흥으로 일상 회복’이라는 걸맞게 오랜만에 해방감을 느끼면서 야외문화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성공개최를 이끈 박상돈 천안시장은 2022년 축제 크리에이티브 부문 ‘올해의 축제리더상’을, 축제를 기획한 천안문화재단은 ‘홍보디자인 부문 '금상’과 대표프로그램 부문 '은상’을 각각 수상했다.

19회 개최되는 동안 8회 문화관광축제 선정, 6년 연속 지역대표공연예술제로 선정되며 대한민국 대표 춤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대표 프로그램인 춤경연에는 전국에서 150~200여개팀이 참가할 정도로 국내 춤꾼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20여개국 참가하는 '세계춤축제'는 각국의 전통춤을 선보이며 글로벌축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찬사까지 들었다.

이런 화려한 성적표를 받고도 국민적 관심은 끌어내지 못했다.

관람객 85만7000여명 중 83.3%가 천안시민으로 조사됐다. 이어 충남(천안 제외) 8.3%, 경기도 4.8%, 충북 1.3% 순이었다.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7개 지역에서 방문(각각 0.3% 수준)했을 뿐 나머지 10개 지역 방문객은 전무한 실정이다.

경제 파급 효과도 281억원으로 분석됐으나, 지역경제 기여도는 낮았다.

5일간 축제 기간 방문객 체류 기간은 당일이 대부분(81.1%)을 차지했고, 1박 2일은 13.0%에 그쳤다.

관광객과 시민 1인당 소비지출액도 각각 6만1580원, 3만1156원에 불과했다.

용역을 맡은 (사)한국문화관광포럼은 체험프로그램과 공연수준 향상, 숙박시설, 먹거리 및 살거리 부족 등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용역사는 방문객 ‘관람’ 위주에서 벗어나 ‘참여’ 형태로 바뀌는 프로그램의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주방문객인 여성(68.7%)과 가족(66.5%)을 위한 프로그램 다양화와 축제와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 등을 주문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의 다양화는 물론 공연자와 관람객이 하나가 되는 체험프로그램을 확대해나가겠다”면서 “특히, 주방문객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은 물론 관광객이 오래 머물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천안 최재기 기자newsart70@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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