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도안지역 신규 아파트 공사 현장. 정래수 기자

[동양일보 정래수 기자]대전과 청주를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시장 비수기인 연말에 때 아닌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이른바 '로또판'으로 불리던 분양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건설사들이 앞다퉈 물량 공세에 나서면서 이달 분양 물량이 지난해 대비 50% 가까이 늘었다.

9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12월 대전과 청주에서 분양 예정인 일반분양 물량은 총 3741가구로 나타났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대형 건설사의 분양 예정인 곳은 총 4개 단지, 2941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총 가구수는 약 2배 가량 많다. 실제 분양 물량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예년과 다르게 분양 물량이 급증한 것이다.

대전에선 이날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선화 더와이즈’ 주상복합아파트가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나섰다. 이 단지는 대전 중구 선화동 일원에 총 851가구로 공급된다.

청주에서는 효성중공업이 흥덕구 청주테크노폴리스 부지에서 ‘해링턴 플레이스 테크노폴리’ 602가구를 비롯해 GS건설의 '복대자이 더 스카이' 715가구, 개신동 동일하이빌 1단지 800가구가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청주 인근 음성에선 HDC현대산업개발이 9일 ‘음성 아이파크’ (773가구) 분양에 들어갔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전과 충북의 3000가구(10월 기준)가 넘는 미분양 물량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에 나설 경우 '미분양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 7217가구이다. 지난 9월 말 4만1604가구 대비 13.5% 증가했다. 분양업계에서는 통상 5~6만 가구를 넘어서면 시장 침체기가 본격화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에 근접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부동산업계에 한 관계자는 "사상 초유의 아파트 거래절벽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공급과잉에 따른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전체 부동산 시장의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 연말 추가 금리 인상과 주택 경기 침체로 분양 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한 지역 중견 건설사 관계자도 "올 겨울 분양 시장을 넘기면 최소 내년 3월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금리가 인상되고 주택 경기가 더욱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달에 전국적으로 분양 물량을 늘렸다"고 말했다. 정래수 기자 raesu1971@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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